방탄 커피 만들기
2017년 둘째를 출산 후, 키토제닉 다이어트란 것을 하면서 처음으로 방탄 커피를 알게 되었어요.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몸의 에너지원을 당이 아닌 지방으로 바꿔 몸에 쌓여 있는 체지방을 분해시켜주는 다이어트지요. 몸이 지방을 에너지원을 쓸 수 있도록 양질의 지방 섭취가 필수적인데요, 식사만으로 부족한 지방을 이 방탄 커피를 통해 채워주며 몸이 키토아웃 상태가 되지 않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그땐 배고파서 잘 마셨던 것 같은데, 맛 좋은 커피 맛에 길들여진 요즘은 방탄 커피가 무슨 한약을 먹는 기분으로 마시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방탄 커피 한 잔 마시고 나면, 자꾸 솟구치는 식욕도 잡히고 약간의 포만감도 느껴지는 것 같아 따뜻하게 한 잔 타마셨답니다.
집에 버터는 항상 구비해두고 있어요. 풍미가 좋아 요리할 때 쓰기도 좋고, 이왕 먹는 지방 식물성 보단 동물성 지방이 더 좋기에 사서 소분해서 냉동실에 두고 한 두개 꺼내서 먹고 있답니다. 저는 무가염 버터를 선호하는 데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버터를 사서 먹는데 이번에는 온라인으로 루어팍 버터를 4개 사놓고 먹고 있어요.
소분한 버터 한 조각을 꺼내 유리컵에 넣었어요. 오늘 버터 2개를 마저 소분해서 통해 담고 얼리지 않은 버터 한 조각을 컵에 넣었어요. 자르는 동안 더운 날씨때문인지 버터도 녹는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컵에 넣었더니 저렇게 버터가 서 있네요. 얼린 버터 라면 저렇게 있기 어려울 텐데 말이죠.
아침에 캡슐 머신 커피 하나 내려마셔서, 점심 무렵인 이때는 드립 커피를 꺼냈어요. 선물로 받은 도토루 커피가 있더라고요. 카누가 있었다면 카누에 따뜻한 물 부어 탔을텐데, 안보이더라고요. 꽤 오래전에 선물 받은 커피라 맛은 별로지만, 어차피 버터 타서 마시는 거라 맛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설명서를 읽을 수는 없지만, 그림을 보고 따라하면 되니 드립 커피를 오픈해봤어요.
생각보다 컵 입구가 작은 것 같아요. 겨우 커피를 끼웠네요. ㅠ.ㅠ 이제 전기포트에 물을 끓여야 해요. 정수기 물을 받아서 조금 지나니 끓더라고요. 너무 뜨거운 물은 커피 맛이 떨어지니 (커피맛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놓고, 적정 온도를 맞추는 건 뭐지?) 전기포트에 정수기 물을 일부 타서 온도를 맞췄어요.
물을 붓기 전과 물을 붓고 나서의 드립백이에요. 물에 젖은 원두 가루가 보이지요? 물을 3번 정도 천천히 부었어요. 생각보다 원두가루가 많이 없어요. 커피가 연하게 될 것 같네요. ㅠ.ㅠ
물을 어느 정도 부었다면, 다이소에서 3,000원 주고 사두었던 미니 휘핑기를 꺼내요.
가격이 의심가는 성능을 보여줍니다. 얼마나 잘 섞이는 몰라요. 1분만 돌려줘도 버터와 커피가 혼연일체가 되지요. 미니 휘핑기는 오로지 방탄 커피를 만들 때만 쓰고 있는데, 산지 꽤 오래되었는데도 고장도 없고 잘 버텨주고 있는 것 같아요.
위쪽에 굵은 거품도 잡혔네요. 드립 커피만 아니었다면, 카푸치노 느낌도 났겠지요? 한 모음 휘리릭 해봅니다. 고소한 버터 풍미가 느껴지는 고소한 커피네요.
요즘 방탄커피가 제조되어 판매되고 있는 것 같아요. 가격이 생각보다 비싼 것 같아, 사 먹어 보지 않았지만 직장인들이 하나씩 들고 다니기 좋을 것 같아요. 저야, 언제든 방탄 커피를 만들어 마시면 되니 문제없지만요.
이 커피 한 잔으로 점심을 건너뛰고 5시 30분까지 크게 배고픔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요즘 간헐적 단식을 하며 식단 조절도 하고 있어요. 단식하는 날이 아니어도, 식단을 신경 쓰고 공복일 때 식사를 하도록 노력하고 있지요. 그 중간쯤 방탄 커피 한 잔 마셔주면, 식욕도 잡아주고 약간의 포만감도 느껴지는 것 같아 좋은 것 같아요.
근데, 방탄 커피는 카누나 G7에 타서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드립 커피는 크게 맛있는지 모르겠네요. 캡슐커피에 버터를 타 마시긴 또 커피가 아까운 느낌이고, 인스턴트커피에 마시는 게 제격인 것 같아요. 빨리 카누를 사놓고, 방탄 커피 하루에 한 잔씩 만들어 먹으며 식욕을 잘 조절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