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나의 도시 / 조안 리우 / 단추 / 2019.10.11.

 

조안 리우 작가의 <나의 미술관> 책을 보고 반해, <나의 도시> 책도 바로 찾아 읽었어요. 역시나 그림도 좋고 내용도 좋아요. <나의 도시> 책이 먼저 나온 책인 줄 알았는데, 출판 연도를 보니 <나의 도시>가 나중에 나온 책이더라고요. 

 

알록달록한 구름도 아이의 밝은 표정도 보고 있노라면, 즐거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나의 미술관>에 나왔던 마루가 이 책에도 등장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 

 

이 번 책도 글 없는 그림책이에요. 그런데 첫 장과 마지막 장은 글이 있어요. 

 

 

 

오늘 마루는 혼자서
편지를 부치러 가요.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마루의 시선을 따라 가다보면,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해요. 간혹 아이들과 길을 가다 보면, 아이들이 자꾸 멈추어 무언가를 열심히 살피곤 해요. 그러면서 저에게 '이것 봐요, 저것 봐요'하며 자신이 느낀 감정을 공유하길 원하지요. 아이가 신기해하는 것을 보면, 저에겐 너무도 대수롭지 않은 그저 그런 것들일 때가 많아요. 저도 어린 시절을 보낼 땐 그런 것이 모두 신기하고 재미났을 텐데도 말이지요.

 

그래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아이에게 빨리 가자고 재촉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작가는 저와 같은 부모를 마루의 곁에 두지 않고 마루 혼자 길을 나서도록 한 이유는 마루가 충분히 관찰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지도 몰라요. 

 

마루를 따라 걷는 길은 즐겁고, 아름다워요. 모든 것이 새롭고, 다채롭지요. 우리에겐 비슷한 톤으로 보이는 구름조차도 마루의 시선에는 레고의 알록달록함이 느껴지니, 어찌 아름답지 않을까요.

 

저와 함꼐 이 책을 보는, 큰 아이도 작은 아이도 정말 좋아하네요. 마루에게 동질감을 느꼈을 거예요. 저는 아이들에게 책을 보여주며, 혼자 다짐을 했어요. 함께 길을 가면서, 좀 더 기다려줘야겠다고 말이죠. 좀 천천히 갈 수 있도록, 여유롭게 집에서 나서야겠다 하고 말이지요. 

 

이미지출처 : 교보문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신호등을 기다리며 바닥에 고인 물에 비치는 하늘과 건물을 바라보는 마루. 그 옆에서 신호를 대기하는 행인 언니도 마루처럼 밝은 얼굴로 고인물을 바라보고 있어요. 

 

편지를 부치러 간 마루는 멋진 모험을 하고, 날이 어두워서야 집으로 돌아와요. 마지막 장면이 또 재미난 것 같아요. 집 바로 옆에 우체통이 있는데, 도시를 탐험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발견하게 되지요. 우리 아이들도 이 장면에서 웃으며 말했지요. 

 

"바로 옆에 우체통을 두고, 그렇게 멀리까지 나갔던거에요?" 

 

그러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준 마루 엄마는 마루가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창 밖을 통해 지켜보고 있어요. 제 입장에서 보면, 대단한 인내심을 가진 엄마인 것 같아요. 아이 혼자, 도시를 탐험하도록 두기란 정말 어려운 실정인데 말이죠. 

 

마루를 따라 도시를 탐험한 우리 큰 아이와 작은 아이도 만족스럽게 책장을 덮었어요. ^^

 

 

 

https://coupa.ng/byRlft

 

[단추]나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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