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아나톨의 작은 냄비 / 이자벨 카리에 지음 / 권지현 옮김 / 씨드북 / 2014.07.27.

출처 : 교보문고

 

읽고 나서, 여운이 남는 그림책으로 느껴졌어요.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나는 아이도 한 명 있었고요.

 

아나톨이 가지고 있는 작은 냄비는 어떤 의미인지 읽고 또 읽어봤어요. 아이를 다른 아이와 달라 보이게 만드는 작은 냄비는 단순히 아나톨을 따라다니는 장애물이기만 한 걸까요? 우리 모두 가지고 있지만 숨기고 있는 그런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는 이 냄비가 실제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읽었어요. 다른 아이들과 다른 심리 상태를 가진 아이들, 혹은 다른 행동을 보이는 아이에 초점을 맞춰 읽었어요. 자신만의 콤플렉스나 상처, 아픔을 냄비로 형상화해서 보여준 그림책이 아닐까 저는 생각했어요. 

 

출판사 소개글을 보니, 작가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딸을 키우고 있다고 해요. 그 누구보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작가는 잘 알고 있겠지요. 책을 통해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편견과 관점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장애란 사실 대단한 것이 아니라, 작은 냄비 하나 더 가지고 살아가는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그림은 단순하지만, 귀여운 느낌이에요. 소박하고 순수한 그림을 보고 있으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요.

한 페이지에 두 컷의 이야기가 연속적으로 나와 이야기의 진행이 빨리 되는 느낌도 들어요. 

 

 

아나톨은 냄비가 없어졌으면 정말 좋겠어요.
하지만 냄비는 떨어지지 않아요.
작은 냄비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결국 숨어 버리기로 했지요.

 

그런데, 숨고 싶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아나톨에게 누군가가 나타나요. 아나톨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냄비를 가지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지요. 아나톨에게 냄비를 넣을 수 있는 가방도 만들어 줬어요. 아나톨은 그 사람으로 인해 다시 명랑한 아이가 되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러나 아나톨이 가지고 있는 냄비가 사라지지는 않았어요. 그 냄비를 가지고도 즐겁게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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