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마음이 가는 책인 것 같아요. <엄마는 집 같아요> 엄마라는 존재는 저 한마디만으로 충분하지 않나 생각돼요. 어린 시절 학교 갔다 집에 왔을 때 엄마가 집에 안 계시면 그렇게 쓸쓸할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잠시 집을 비우고 외출을 할 수도 있는데, 언제나 집에서 우직하게 나를 맞이해주면 좋겠다 싶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계시는 집은 언제나 따뜻한 느낌이 나고, 엄마가 없는 집은 추운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따뜻한 노란 바탕에 아기는 엄마의 품속에서 한 손은 엄마의 머리카락을 다른 한 손은 엄마의 얼굴을 향해 뻗고 있는데 엄마와 아이의 표정이 참 편해 보이네요. 엄마와 아기의 상호 애착이 느껴져요.
이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살아가는 저는, 이 책을 보며 우리 아이들은 나를 어떤 엄마로 생각할까 생각했어요.
그림책 속 엄마에 대한 비유가 정말 적절하면서도, 기발한 것 처럼 느껴졌어요.
아기띠를 하고 가는 엄마는 캥거루,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는 분수로 말이지요.
그림책 속에 표현된 그림과 따듯한 색감도 저는 정말 좋아요.
우리 아이들도 글도 그림도 많은 공감이 가는 건지, 처음 읽어주고 나서 또 한차례 더 읽어달라는 요청을 했어요.
아이들이 유독 재미있어 하고 즐거워하는 대목도 몇 군데 있어요.
저도 재미있다고 느꼈던 부분인데, 그 부분을 읽어주니 아이들이 어김없이 웃음을 빵~ 터뜨렸지요.
"엄마는 쓸모가 많아요."
맞는 말이긴 한데 엄마를 쓸모 있음과 쓸모 없음으로 생각하진 못했던 것 같아요.
큰 아이도 이 부분에 대한 표현이 독특하다고 여기는 것 같았어요.
"엄마가 물건도 아닌데, 쓸모가 많다고 표현하다니!" 라고 말했지요.
아이가 태어나 첫발을 떼는 시기가 생후 1년 정도가 지나서지요. 아이 출산 후, 1년 동안 겪는 엄마를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출산 후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 엄마. 아이에게는 또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가요.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 엄마는 자신에게 집중할 여유는 없어요. 오롯이 아이에게 눈을 고정하고, 자신을 내려놓게 되는 시기가 바로 이 시기가 아닌가 저는 생각해요. 힘든 몸도, 힘든 생활 패턴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나면 아이가 첫 발을 떼며 걷게 되지요.
어린 아기에게 엄마는 배 속에 있을 때나, 바깥으로 나와서도 집과 같은 존재로 느껴져요. 자신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엄마로부터 공급받지요. 언제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지켜주며, 아플 땐 의사와 약이 되기도 하고, 심심할 땐 놀이터가 되기도 해요.
책은 엄마들의 아이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희생을 참, 재미나게 표현하고 있고요. 우리 아이들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우리도 이런적이 있었어, 라며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어요.
이제 8살 5살인 아이들에게 저는 어떤 엄마로 살아가야 할까 고민도 해봤지요. 점차 자신의 세계가 커가고, 고집도 생긴 아이들에게 저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호랑이처럼 무서운 엄마가 될 때도 있고, 아이들 먹는 음식을 항상 신경 쓰는 대장 요리사로 살아가고 있기도 하고 말이죠. 아이들 말 한마디에 눈물짓는 폭포수 엄마일 때도 있어요.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엄마인 저를 떠올리면 언제나 마음이 편안하고 안락함이 느껴지는 집 같은 엄마로 살도록 해야겠다 이 그림책을 보며 다짐하게 되네요.
...아나톨의 작은 냄비 / 이자벨 카리에 (0) | 2020.04.29 |
---|---|
늑대들 / 에밀리 그래빗 (0) | 2020.04.27 |
책 속에 갇힌 고양이 / 귄터 야콥스 (1) | 2020.04.24 |
모모와 토토 / 김슬기 (0) | 2020.04.23 |
내가 곰으로 보이니? / 야엘 프랑켈 (0) | 2020.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