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토끼들에게 위험한 늑대들을 소개하는 아주 중요한 책
토끼 굴마다 한 권씩 꼭 필요합니다!
이렇게 재미난 소개글이라니, 이 그림책과 아주 잘 어울리는 소개글이네요. 작가의 이름이 익숙하게 느껴져 찾아봤어요. <시릴, 그 녀석은 너랑 달라> 그림책을 본 적이 있어요. 작가의 이력도 아주 훌륭하네요.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 2회, 네슬레 스마터즈 상 수상 작가로 나오네요.
표지만 봤을 땐, 그저 평범한 이야기처럼 보여요. 늑대가 토끼를 잡아먹으려나 추측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요. 빨간모자 이야기 재구성 그림책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느낌의 책 같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데, 저의 이런 추측과 예상을 뒤집어 버리는 책이었어요.
속 제목에서부터 이야기는 이미 시작되고 있어요.
토끼 굴 공공도서관에서 신간이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날아와요. 호기심 가득한 토끼도 등장하고요.
도서관에 간 토끼는 <늑대들>이란 책을 골라 읽어요. 책 속에 책이 등장하는 형태를 갖춘 그림책이에요. 이 책을 읽는 토끼가 머릿속으로 펼치는 상상력은 이 그림책에 그대로 등장하고 있어요. 토끼가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 나타나는 장치들이 독자로 하여금 참여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기도 하고요.
요즘은 도서관 책 뒤편에 대출 일자와 반납 일자를 적지 않지요? 전산으로 모두 기록되니. 그런데,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책을 대출하면 책 뒤편에 날짜를 기록해두곤 했었답니다. 이 책은 토끼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는 것을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예전 방식이긴 하지만 도서관 반납기한 카드도 보여주고 있어요. 디테일이 느껴지고 아이들로 하여금 호기심도 자극하는 것 같아요. 작은 봉투 안에 있는 카드를 꺼내어 읽어보고 또 읽어보며 재미있어하네요.
아이들로 하여금, 책 속에서 <늑대들>이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토끼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발톱은 날카롭고... 꼬리털이 복슬복슬하고... 몸통의 털은 뻑뻑한... 진짜 늑대가 책 밖으로 나오는 듯한 그림이 책에 몰입한 토끼의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고, 또 이 책을 보고 있는 아이들의 몰입도도 함께 끌어올리는 것 같아요.
짧지만 강렬한 그림과 짧은 글의 조화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해요. 장황한 글이 아니어도 분위기와 상황을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지요. 이야기는 우리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뜨려요. 기발하기도 하고, 한 장 한 장 작가의 유머스러움도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좋아할 요소들을 두루두루 갖춘 그림책인 것 같아요. 2005년도에 나온 책인데, 한국에는 작년 6월 처음으로 출간되었네요. 이처럼 기발하고, 독특한 형태를 갖춘 그림책이 15년 전에 나왔다는 것도 신기하게 느껴져요. 작가의 다른 작품도 좀 더 면밀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좋은 작가의 발견, 좋은 작품의 발견에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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