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게 된 안녕달 작가의 신작 그림책이에요. 5월에 출판되어 줄 곧 읽어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어요. 제목과 표지에서 느껴지는 아기 자기한 느낌, 순수한 느낌을 책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어 좋았어요. ^^ 이런 좋은 그림책을 만나기 위해 나는 그림책을 읽는다 말하고 싶어요. 정말 사랑스러운 책이고 소장 욕구가 생기는 책인 것 같아요.
<메리>도 좋아하고, <수박 수영장>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안녕달 작가님의 신작 그림책이라 말했더니, 냉큼 들고 가 방에서 읽고 오더라고요. 아이의 반응은 예상대로 좋았어요. 어른들도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하는 작가가 아닌가 싶어요.
새로 온 친구가 유치원에 적응하는 과정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어요. 처음 선생님을 목소리만 크고 힘만 센 것처럼 느끼는 우리 빨간 토끼. 그래서 유치원에 가기가 싫었어요. 하지만 선생님이 칭찬해주고, 자신을 챙겨준다고 느낀 빨간 토끼는 선생님이 예쁘다고 생각하게 되지요. 선생님을 좋아하지 않을 때와 선생님이 좋아지고 나서의 선생님은 변함이 없지만, 빨간 토끼는 다름을 느끼게 돼요.
일요일에도 유치원에 가고 싶고, 유치원 가는 날에는 서두르게 되요.
아아아아 싫어!
집에 안 가.
난 선생님이랑 결혼해서 맨날 맨날 같이 놀 거야!
이젠 선생님과 맨날 같이 있고 싶게 된 빨간토끼지요. 아이들의 어린 시절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대목이지요. 마음에 들면, 결혼하겠다고 말하던 때가 우리 아이들도 있었어요. 선생님과 결혼하고 싶고, 엄마와 결혼하고 싶고, 동생과 결혼하고 싶은 때가 있었지요.
선생님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아이를 엄마와 아빠는 설득해요.
어, 집에 저녁밥 해 놨는데.
그럼 오늘 말고 네가 많이 먹고 곰 선생님만큼 크면
그 때 결혼하자.
엄마와 아빠는 빨간 토끼를 잘 달래서 집에 데리고 와요. 책의 말미에 빨간 토끼가 엄마 아빠한테 갖는 의문 사항이 또 큰 재미를 주는 것 같아요.
유치원을 다니며 아이들이 하는 말들과 행동들을 지나고 떠올려 보면 귀하고 소중한 느낌이 들어요. 우리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어른들 관점에서 바라보면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것 같아요. 이런 순수한 느낌의 추억들이 안녕달 그림책 <당근 유치원>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란 존재는 정말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책에 선생님은 커다란 곰으로 등장해요. 아이들의 모든 것을 잘 받아줄 것 같은 곰 선생님은 힘도 세고 목소리도 크지요. 실제로 유치원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모두 안아 올릴 수는 없지만, 한 명 한 명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준다고 저는 생각해요.
5살에 유치원을 처음 갔던 큰 아이는 7살이 다 될 때까지도 5살반 유치원 선생님을 잊지 못해 애정을 표했어요. 스승의 날 편지도 쓰고, 작은 선물도 꾸준히 챙기며 애정을 표현했지요. 아이 입장에서 도움이 많이 필요할 때라 선생님의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현재 5살인 둘째 아이는 유치원에 가지 못하고 비대면으로 수업을 하고 있어요.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둘째에게 <당근 유치원> 그림책을 읽어주는 마음은 또 다른 것 같아요. 짠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말이죠.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나눌 추억이 많이 없는 것이 가장 아쉽지요.
그래도, 이렇게 책으로나마 작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에 위로와 위안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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