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 윤여준 / 모래알 / 2020.03.30

 

가장이 느끼는 삶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울까요? 힘들어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숨긴 채 하루의 반 이상을 7일 중 5일 간 맞바꾸는 일. 그것에서 해방되었을 때 그들은 온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요? 이 책은 남편에 대한 생각과 친정아빠에 대한 생각을 교차시키면서 보게 되었어요. 

 

 

아빠는 매일 아침, 가족의 식사를 차립니다.

 

아빠는 가족의 아침밥을 차려줍니다. 1년 전 어느 날 퇴직한 아빠는 여유로운 나날을 보내기도 하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친구도 만나고, 딸의 졸업식에도 갔어요. 그리고 아침마다 가족들의 식사를 챙겨 주었어요. 그렇게 아빠는 잘 지내는 듯 보였지만, 재취업을 시도해요. 그러나, 쉽지 않아요. 58살의 나이에 새로운 직장에 그것도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운 일이니까요. 아빠가 느끼고 있을 감정을 딸은 헤아려 보려 해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책 내용은 너무도 묵직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어느새 중년의 남자란 위치에 있는 남편이 있기에 더욱 그러하겠지요. 직장 생활은 언제까지 가능할지, 그리고 그 후의 삶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벌써부터 하게 되더라고요.

 

 

온전하게 사회의 구성원으로 가장 역할을 남편이 잘 유지할 수 있을까, 이 길은 과연 안전한 길인 것일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요. 수명이 길어지는 것에 반해, 하나의 직장을 퇴직 때까지 유지하는 비율은 줄고 있으니 말이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쉽게 교체 불가능한 인재가 아니라면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고 것은 쉽지 않아요. 자신의 일들도 시대 변화에 편승하지 않는다면 따라가기 쉽지 않고요.  

 

58세의 아빠는, 57세 무렵 직장을 그만 둔 것 같아요. 일 다니며 하지 못하고 미뤄왔던 것을 하지만 그런 생활이 하루 이틀 지나니 다시 일이 하고 싶어요. 그러나 정년이 지난 그에게 자리를 내어줄 곳은 마땅하게 없지요. 너무도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그림책이라, 더욱 무겁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이러한 아빠의 심정은 딸의 꿈 속에서 빗줄기로 등장하고 있어요. 비를 맞고 있는 아빠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딸. 현실 세계에서 하지 못했던, 아빠를 위하는 마음을 꿈속에서 표현하고 있어요. 장면 장면이 짠하면서도 울림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우리네 현실을 투영하고 있기에 유쾌하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피할 수 없는 일이기에 이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열심히 하고 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오늘은 아빠의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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