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내가 엄마라니! / 라이언 T. 히긴스 글. 그림 / 토토북 / 2020.07.30.

 

표지에 에즈라 잭 키츠상 마크가 붙어 있는 그림책이에요. 심드렁한 표정의 곰과 병아리인 듯 보이는 아기새 4마리가 등장하지요. 이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강한 색감으로 그려진 그림도 시선을 끌게 되는 것 같아요. 

 

브루스는 곰이에요. 

숲에서 혼자 살지요.

브루스는 늘 부루퉁해 있어요.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브루스는 혼자 살아요. 날이 맑아도, 비가 와도, 작고 귀여운 동물을 봐도 부루퉁한 브루스예요. 혼자 지내며 크게 재미난 일이 없고, 외로워 감정적인 동요를 보이지 않는 혼자 사는 아저씨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 같아요. 이런 브루스가 좋아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새알이지요. 새알을 모으느라 숲을 헤집고 다니곤 해요. 그는 다른 곰과 달리 새알을 맛깔나게 요리해서 먹어요. 

 

 

브루스는 꿀을 듬뿍 뿌린 연어를 곁들여 먹는 삶은 기러기 알이란 요리법을 컴퓨터로 보고는 재료를 구하러 갔어요. 연어도 잡고, 벌집도 털었어요. 마지막으로 기러기 부인의 둥지에 들러 기러기 부인에게 오늘 낳은 알이 맞냐고 물어요. 집으로 돌아와 기러기 알을 삶을 준비를 했어요. 땔감을 가지러 가고 불을 피우려 하는데 엄청난 일이 벌어졌어요.

 

새끼 기러기들이 알에서 깨어난 것이지요. 잘 익은 기러기 알을 먹고 싶었던 브루스는 입맛이 뚝 떨어져 버렸어요. 그래서 새끼 기러기들을 엄마 기러기한테 데려다주러 가요. 그런데 엄마 기러기는 이미 따뜻한 남쪽으로 떠난 뒤였어요. 브루스는 새끼들을 둥지에 버려두고 집으로 가지만 새끼 기러기들은 브루스 뒤를 따라가지요. 인상을 쓰고 소리를 지르고 겁을 주며 그 어떤 방법을 써도 새끼 기러기들은 브루스 곁을 떠나지 않았어요. 

 

 

결국 청년 기러기들로 키워낸 브루스. 다른 기러기들이 남쪽으로 떠나는 것을 보고, 이제 기러기를 떼어두고 겨울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생각했어요. 날 수 있는 법을 알려주고, 꾀를 내어 녀석들을 떠나보내려 시도하지만, 헛수고였어요. 기러기 녀석들은 도무지 브루스 곁을 떠나지 않았지요. 

 

여기까지만 봐도 정말 재미나지 않나요? 이어지는 내용도 정말 익살스럽고 재미난 것 같아요. 에즈라 잭 키츠 상, E.B. 화이트 상, 커커스 리뷰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유를 읽는 내내 알 수 있었어요. 함께 책을 본 우리 집 아이들도 반응이 뜨거웠어요. 읽는 내내 킥킥 거리며 웃고, 다음 날에도 또 읽고 또 읽으려 하더라고요. 

 

웃음도 주지만 감동도 함께 주는 책인 것 같아요. 기러기를 돌보는 브루스의 모습에서 초보 엄마 때의 나의 모습이 보였어요. 브루스가 어느새 어엿한 엄마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며 안도감이 들기도 했고요. <와일드 로봇>, <마당을 나온 암탉> 느낌도 나는 것 같았어요. 자신이 낳지 않은 알을 키운다는 내용은 세 책 모두 동일하네요. 

 

그러나 세 권의 책 중 가장 유쾌한 느낌의 책인 것 같아요. 기분 좋아지고, 또 읽고 싶어 지는 책이 될 것 같아요. ^^

 

 

 

 

 

내가 엄마라니!:2016 에즈라 잭 키츠 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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