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만 있을 리가 없잖아 / 요시타케 신스케 글 그림 /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9.05.23
표지부터 흥미로운 것 같아요. 작년 그림책 출판 업계에 노란 표지가 대박을 부른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들었어요. 그 영향 때문인지 노란 표지의 그림책이 유독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이것도 2019년도에 출간된 책인 것으로 보아, 그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최근에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의 책을 한 권 읽었는데, 또 그림책을 읽어보았아요. 아이들이 좋아하니 자주 읽는 작가의 책인 것 같아요.
유치원에 다녀온 오빠가 여동생에게 미래에 대한 소문을 들려줍니다. 무서운 질병, 전쟁, 외계인의 침입으로 지구의 멸망할 거라고 말하지요. (이 대목에서 아들이 묻습니다.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질병이 도는데, 그럼 지금은 미래가 되어버린 건가요?)
오빠의 말에 겁을 먹은 여동생은 할머니께 가서 이 사실을 말해요. 미래는 무시무시할 거라고 말이죠.
걱-정 말려무나!
미래가 어찌될지는
아무도 모른단다!
미래는
무시무시할 수도
있지만,
분명 즐겁고
신나는 일도
잔뜩 있을 거야.
할머니는 손녀에게 이렇게 말하며, 걱정할 필요 없다고 안심을 시켜요.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을 깨닫게 된 손녀는 숨겨진 다양한 가능성을 찾는 일에 재미를 붙이게 돼요. "날마다 소시지를 먹는 미래", "매주 토요일은 크리스마스인 미래", "숙제를 대신해 주는 미래." 등등. 이 장면에서 소시지를 좋아하는 딸과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아들의 표정이 밝아졌어요.
아이는 계속해서 여러 가지 미래를 생각하고 또 생각해요. 엉뚱한 상상력과 사랑스런 그림이 그림책의 재미를 더하니, 아이들은 읽는 내내 큭큭 거리며 웃었어요.
맞다! 이런 말도 많이 들어.
'좋아? 미워? '좋아? 나빠?'
'적이야? 우리 편이야?
그것도 어느 한쪽만 있는 건 아니야.
.
.
'미워'도 '좋아'도 아닌 '미좋아'라는 말이 있어도 좋겠는걸.
아빠, 완전 미좋아!
아이들에게 두 가지 감정에 대해서만 물어온 스스로를 살짝 반성하며, '미좋아'란 말에 함께 빵 터졌어요. 책 속의 아이는 그것만 있을 리가 없잖아, 놀이가 재미난 듯 보여요. 그것을 지켜보는 우리도 마지막까지 즐겁게 따라갈 수 있었어요.
미래의 불확실성은 가능성의 또 다른 이름이지요. 불확실한 미래를 불안해하며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에 기대하고 설렌다면 어떨까 싶어요. 두려움 많은 아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격려해주는 그런 책인 것 같아요.
요시타케 신스케 책은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책이 많은 것 같아요. 철학적이며, 깊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때가 많으니까요. 그런데 38개월 딸의 입장에서는 그저 재미나게 보기도 괜찮은 것 같아요. 자꾸 들고와 읽어달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볼로냐 국제도서전 라가치상 특별상 수상 이력이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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