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판다 목욕탕 / 투페라 투페라 / 김효묵 옮김 / 노란우산 / 2014.10.10

오늘은 아이들이 좋아해서 평소에 반복해서 읽는 그림책을 꺼내보았어요. 제목부터 재미있지 않나요? 목욕탕 하면 저는 어린 시절 집에서 차로 30분가량 가야 하는, 온천 목욕탕이 생각나요. 일요일 새벽에 출발해서 그날 처음 받아둔 깨끗한 물로 씻고 오곤 했어요. 그곳이 동네에선 인기가 있는 곳이라 낮에 사람들이 많지만 깨끗한 물을 이용할 수 있어 좋았어요. 

 

온천 목욕탕은 다른 목욕탕에 비해 물이 뜨겁게 느껴졌어요. 욕탕에 들어갔다 나온 할머니나 아줌마들 몸이 붉게 익은 느낌이 들어, 저는 들어가기 싫어했었죠. 엄마가 들어갔다 나오라고 강요하지 않았다면 들어가지 않았을 겄 같아요. 근데, 물이 좋다는 느낌은 들었어요. 다녀오면 피부가 매끈매끈 윤기가 흘렀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목욕탕을 간 적은 많이 없어요. 호텔에 갈 때, 찜질방을 1년에 한 번 갈 때를 제외하곤 말이죠. 아들은 간혹 아빠와 둘이 다녀올 때가 있긴 하네요. 저는 거의 안 간답니다. 매주 수영을 3번 가는 것도 있고, 때를 미는 행위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인 것 같아요. 

 

때를 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20대 초반 호주에서 일 년 가까이 살며 알게 된 것 같아요. 때를 밀지 않으면, 때는 더 이상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죠. 

 

아이들은 목욕탕 관련 책을 참 좋아해요. 백희나 작가의 <장수탕 선녀님>, 전준후 작가의 <팔딱팔딱 목욕탕>도 좋아하고 자주 읽어달라고 들고 오죠. 그런데 <판다 목욕탕>은 더 자주 읽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아빠 판다, 엄마 판다, 아이 판다 셋은 다정하게 목욕탕을 갑니다. 그런데 그곳은 판다 전용 목욕탕이지요. 

 

요금은 상당히 저렴한 것 같아요. 요즘 목욕탕이 안 가서 얼마인지 잘 모르지만, 남편을 통해 들었을 때 가격이 예전에 비해 많이 오른 것 같았어요. "판다 외 출입금지"라는 문구도 보이네요. 서두르는 판다 아들 모습이 꼭 우리 아들 모습 같아요.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판다의 숨겨진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작가는 어떻게 이런 기발한 상상을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처음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의 반응이 좋을 거라 짐작하며 읽어줬는데 예상했던 것 이상의 반응을 보여주었어요. 그 뒤 이 책은 딸의 '최애 그림책'으로 등극했어요. 수시로 들고 와 읽어달라고 하고, 혼자 넘겨가며 읽는 흉내를 내는 그림책으로 말이죠.

 

찾아보니 수상 목록과 활약도 돋보이네요.

-아마존 재팬 그림책 부문 베스트셀러

-제3회 일본 지역 서점이 뽑은 그림책 대상

-제7회 일본 규슈 어린이책 편집자가 선택한 '이 책 좋았다' 부문 대상

-2014년 제5회 유치원 그림책 특별상

-제2회 와카야마 그림책 부문 대상

 

작가의 기발하고도 즐거운 상상력이 아이들과 어른들을 감동시켰으리라 봐요. 이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 뒷이야기 궁금하죠? 직접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참, 그림책을 보다 보면 판다가 목욕 후 대나무 우유를 마시는 장면이 나와요. 저는 목욕탕에 가면 목욕 후 엄마가 항상 바나나 우유를 사주셨는데요, 일본도 그런 문화가 있나 봐요. 판다가 대나무 우유를 마시는 자연이 왜 그리 반갑고도 친근하게 느껴지는지요. 

 

https://youtu.be/aN5TrjLqnbo

아들 딸과 함께 읽는 판다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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