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이사 안 가기 대작전 / 수지 모건스턴 글 / 세르주 블로크 그림 / 이정주 옮김

미디어창비 / 2020.03.30

이미지출처 : 교보문고

이사 앞둔 아이

이사를 앞둔 큰 아이가 상심이 정말 커요. 5살 때부터 친하게 지내왔던 친구와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지요. 익숙한 공간, 익숙한 동네를 떠나 새로운 낯선 동네에서 지내야 한다는 것이 아이에겐 즐겁지 않은 일임엔 분명한 것 같아요. 

 

아빠도 엄마도 아이가 긍정적이고 즐거운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이런저런 말을 건네지만,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큰 아이에게 위로가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집어왔어요. 

 

이 번 그림책은 제가 좋아하는 출판사 미디어창비에서 출간한 책이더라고요. (아이가 어린이 편집자로 활동한 적이 있어 특별하게 생각하는 출판사지요.)

 

 

이사를 앞 둔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위로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다 보면 아이의 마음을 어찌 이리도 잘 표현을 했을까, 놀라울 때가 있어요. 이 번 그림책도 놀라워하며 읽었어요. 아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어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른 것 같아요. 아이들은 일상의 작은 것들에 큰 의미를 느끼지요.

 

 

어른이 되면서 점점 작은 것들을 들여다볼 여유가 사라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 어른의 관점으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들을 아이가 연연해하고 있으면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 기준으로는 대단한 일이지만, 어른 기준으로는 그렇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저도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림책을 읽으며 그렇지 않았음으로 자각하게 되더라고요. 아이는 이 그림책을 읽어주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느껴서 그런지 좋아하는 눈치였어요. 읽고 또 읽어달라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엄마 아빠한테 다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책을 대변해주는 그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이사를 앞둔 상황이라 이 책의 내용이 자신에게 더 크게 다가왔을 것 같기도 해요. 

 

 

아이들이 말하는 대작전이란

주인공이 꾸민 대작전은 바로 가장 친한 친구 침대 밑에 숨어 이사를 가지 않는 것이었어요. 금방 들켜서 혼이 나는 상황이 되었지만, 아이가 어떤 마음인지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해요. 

 

큰 아이는 자신도 이 아이처럼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아이에게도 가장 친한 친구가 있으니 그 친구 집 침대 밑에 숨어 음식을 몰래 받아 먹으며 있고 싶다 생각을 한 것 같았어요. 

 

 

자, 이제 아르튀르와 이사 안 가기 대작전을 펼칠 때가 됐어요. 우리는 다 생각해 뒀어요.

아르튀르는 날 자기 침대 밑에 숨기고, 빵과 물을 가져다줬어요.

우리 부모님은 절대로 날 찾지 못할 거예요.

근데 금세 찾아냈어요. 부모님은 짜증을 내며 날 혼냈어요.

"장난칠 때가 아니야!" 아빠가 말했어요.

 

아르튀르가 큼지막한 케이크 상자를 들고 길에 서 있어요.

나는 아르튀르가 가장 좋아하는 퍼즐 상자 두 개를 줬어요.

나의 반쪽을 길에 남기고 떠나는 기분이에요. 아빠는 시동을 걸었어요.

내 반쪽이 여기 있는데 어떻게 떠나요? 나는 울음을 터뜨렸어요.

누나는 나보다 커서 울지 않았어요. 

 

이사를 가서도 주인공은 예전 집의 작은 것까지 하나 하나 떠올리곤 해요. 그렇지만, 또 시간이 지나며 친구도 생기고, 자신을 반겨주는 사람도 생기게 되지요. 조금씩 적응하는 우리의 주인공처럼 우리 집 큰 아이도 금방 적응을 하게 되겠지요. 그럼 지금의 아이의 슬픔이 즐거움으로 바뀌게 되리라 믿습니다. 

 

 

 

 

이사 안 가기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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