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갔다가 6살인 둘째가 골라온 책으로 처음 보는 그림책이었어요. 그림책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그림책이란 느낌이 처음엔 들었어요. 그런데, 읽으며 보니 내용도 좋더라고요. 오호, 괜찮은 작품인데?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읽어 주었답니다.
인터넷서점을 통해 찾아보니, 이 책은 시리즈로 나온 책이었어요. 다양한 직업과 일, 사회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인 것 같았어요.
'일'이란 몸을 움직여 돈을 버는 것을 뜻할까요?
그렇지 않아요.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서 일하는 모든 것이 '일'이지요.
가족을 지키는 엄마도, 손자를 돌보는 할머니도, 모두 누군가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주어진 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도토리 마을의 이웃들은 모두 프로 의식을 갖고 일하고 있어요.
(작가의 말 중에서)
힘이 있는 작품을 그려낸 작가들은 이후에 내는 작품들에서도 작가만의 색감이 느껴질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리뷰를 쓰려고 찾아보니 <까만 크레파스> 작가의 작품이더라고요.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작품이지요.
물론, 모르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그림책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한 번 정도는 접해본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자신만의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정도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자영업자들이 자신의 사업에 어떤 부분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지 짚어주는 느낌도 살짝 들었어요.
그저 도토리 모자 가게에 모자가 팔리지 않는다고 한탄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모험을 시도하고 경험을 하며 깨우쳐 가는 도토리 가게 친구들의 모습이 멋졌어요. 새롭게 깨우치게 된 것을 바로, 자신들의 가게에 적용시켜 손님들의 요구 사항에 맞춰가는 모습.
사업을 하고 있는 저의 시선에서는 통찰이 느껴지는 그림책이었는데,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어요. 6살 아이도 9살 아이도 몰입해서 봤고, 그 뒤에도 반복적으로 읽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사실, 주제도 흔하지 않은 것이지만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있는 작가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단순하게 재미만을 따지는 것 같아 보여도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아요. 이야기의 짜임새가 아이들의 재미에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이처럼 경험을 통해 주인공들이 성장하는 이야기는 아이들로 하여금 대리 만족감도 주는 것 같아요.
어른들도 많은 드라마나 영화나, 다양한 스토리를 통해 주인공의 변화에 귀 기울일 때가 많은데 아이들 역시 주인공이 긍정적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야기 속에 자신을 투영해 자신들의 성장을 미리 체험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생각해요.
많은 그림책을 읽어왔고, 알고 있다 생각하지만 아직 보지 못한 그림책이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새롭게 발견되는 좋은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은 물론이고 저 역시도 성장하고 위로받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요.
아이들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들과 함께 책 읽는 동안 저도 힐링하고 아이들도 성장하는 그런 시간들이 지속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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