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오랜 인연들

2020. 7. 12. 08:00

 

저는 지방에서 살다가 큰 아이가 5살, 둘째가 2살이던 해에 경기도로 이사를 왔어요. 결혼하기 전부터 살던 도시였는데, 아이를 낳고 키우며 아이 통해 만나게 된 인연들이 꽤 많았어요. 지방이고, 결혼 생활에 처음으로 둥지를 튼 곳이라 그런지 시간이 지나고 보니 더욱 정이 갔던 것 같아요. 

 

그곳에서 저와 동년배 친구를 사귀었지요. 한 명은 저처럼 여군이란 직업을 둔 친구고, 다른 한 명은 백화점에서 아이 수업을 통해 만나게 된 친구예요. 여군 친구도 문화센터 친구도 자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냈던 것 같아요. 함께 바닷가에서 논다던가 놀이터에서 만나 놀기도 여러 번 했어요. 가족 단위로 여행을 간 적도 있어요. 

 

그렇게 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누며 관계는 깊어지고, 더욱 돈독해졌던 것 같아요. 그러다, 갑작스레 우리 가족 모두 경기도로 이사를 오게 되었어요. 가장 아쉬운 부분은 이렇게 만나게 된 친구들과의 이별이었어요.

 

물론, 새로운 사람들을 새로운 모임을 통해 만나고 사귀게 되었지만 기존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아무래도 더 편한 부분이 있어요. 새로 사귄 사람 중에도 많이 편해져서 잘 지내는 사람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내일 새벽 KTX를 타고, 오랜 인연의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어요. 각자 딸린 식구 2명씩 데리고 아이들은 6명, 어른은 3명이서 바닷가 펜션에 가기로 한 거죠. 차로는 4시간 남짓 거리에 살고 있어 자주 보는 것은 어려워요. 1년에 한 번이라도 볼 수 있는 것이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것 같아요.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내고, 장소를 알아보고, 장을 보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해준 친구들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져요.

 

얼굴을 자주 볼 때 느끼지 못하는 애뜻함이 있고, 그리움이 늘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 모두 고만고만한 또래라 아이들도 각자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참 좋아요. 각자의 삶에 충실하다가 1년에 한 번 정도씩 만나 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관계로 지속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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