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준규네 홈스쿨 / 김지현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한 인격체를 책임지고 있다는 막강한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반문하게 된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가? 이 결정은 현명한 결정인가? 아무리 자존감이 높고 가치관이 뚜렷하다 할지라도 스멀스멀 밀려드는 불안감이란 놈에 흔들릴 때가 많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교육적 결정권을 내가 올바르게 행사하고 있는지, 잘하고 있는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그것을 매체로 나는 책을 활용하고 있는데 그리하여 끊임없는 아이교육과 관련된 책을 옆에 두게 된다.

 

이번에 읽은 책은 흥미롭게도 홈스쿨에 관한 책이었다. 아이가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잘 적응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나의 이런 물음표에 좋은 답안을 제시해준 것 같다.

 

꼬마 로봇공학자로 <영재발굴단>이라는 TV 프로그램에도 나온 준규가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면서 준규의 홈스쿨이 시작되었다. 엄마는 관찰자 입장에서 상세하고도 진솔하게 모든 과정을 책에 담고 있다.

 

 

 

 

내게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준규가 어렸을 때부터 종이접기를 좋아했는데 그 관심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일주일에 거쳐 완성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를 꾸준하고 오랫동안 하는 것은 참 어렵다. 그러나 한 번 그러한 경험을 하고 나면, 다른 분야에 있어서도 그것이 가능하고 그것은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또 한 분야에 깊어질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우리 아이도 종이접기를 좋아해서, 거실에 항상 색종이와 종이접기 책을 두는데 어떤식으로 방향을 잡아주면 될지 로드맵이 된 것 같다.

 

 

 

두 번째로 내가 인상적으로 본 것은 로보티즈 로봇대회에 한 달에 한 번 로봇을 출품하여 우승도하고 상금도 받고 그 상금을 모아 갖고 싶은 로봇을 산 것이다. 목표를 잡고 그것을 이루는 경험도 중요하고 또 그것이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 했다는 것에서 좋은 경험일 되었을 것 같다.

 

준규엄마는 준규가 무엇인가 몰두해서 할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유를 충분히 허용해주었다. 기다릴 줄 아는 엄마, 아이의 걸음 속도에 맞춰 걸을 줄 아는 엄마인 것 같다. 아이들이 엄마가 정해준 학원 스케줄에 맞춰 가방을 들고 왔다 갔다 많이들 하는데, 준규네는 아이가 주체적으로 본인이 더 공부하고 싶은 것을 결정하고 엄마와 아빠가 그 의견을 존중해주는 분위기다.

 

아이의 요구인가, 엄마의 욕심인가 항상 곰곰이 되짚어보는 부분이다.

 

책을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공교육에 대한 생각부터 시작해서 홈스쿨을 하는 가정의 풍경과 또 교실 밖 아이들이 학교가 아닌 곳에서도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해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없다는 것... 등등 말이다. 아이의 방학 시작 무렵에 읽으며 재미나서 두 번 정도 책을 들춰보며 생각을 더듬더듬했다. 세상에 참 배울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어머님은 아드님이 이 수학학원을 왜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어머님은 하루에 집중해서 무언가를 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나요?”

“수학 공부는 누가 잘하고 싶은 건가요?”

“어머님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나요?”

“아드님은 행복한 하루를 살고 있을까요?”

“아드님이 어떤 삶을 살길 바라시나요?”

 

엄마라는 미명 아래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폭언이나 폭력들이 참 많다. 그런 흔하지만, 무시무시한 실수들을 간접 경험을 통해 겪게 되면 참 감사하다. 또 한 번 호흡을 고르며 ‘저런 실수 하지 말아야지.’라고 되뇌게 되니 말이다. p.178

 

 

육아정책연구소의 <영유아 스마트폰 노출 실태 및 보호 대책>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영유아 스마트폰 이용률이 53.1%에 달하고, 최초 이용 시기가 2.27세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게 되면 뇌의 성장이 고루 발달해야 하는 영유아 시기에 시각적인 부분만 치우쳐 발달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사람과 면대면 상호작용이 아닌 스마트폰과 일방향적 소통을 하게 되어 영유아의 사회성 및 정서 발달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켜 주의력 결핍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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