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의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평온하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도 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고민 한 두 가지씩은 가지고 살아가지요. 사람들과 관계 맺음에서 오는 고민이 있을 수도 있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 있어요. 사회적 동물인 우리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지요. 우리 두더지의 고민은 무엇일까요? 두더지 역시, 친구가 없어서 고민인 것 같아요.
두더지는 총총총 눈밭을 걸었어.
앞을 보고 있지만
머릿속에는 고민이 떠나지 않았지.
머리 위로 눈이 쌓이는지도 몰랐어.
두더지가 눈밭을 걸으며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이 시작부터 나와요. 골똘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우리들 모습과 많은 부분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의 머리 위에 눈이 쌓인 것을 발견한 두더지는 작은 눈덩이를 만들었어요. 할머니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지요.
"얘야, 고민이 있을 때는 말이지,
고민을 말하면서 눈덩이를 굴려 보렴.
그러면 고민이 다 사라질 거야."
두더지는 머릿속에 생각하던 고민들을 입 밖으로 내뱉으며 열심히 눈덩이를 굴려요. 자신 앞에 있는 눈덩이에 가려서 한 번씩 만나게 되는 동물들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냄새를 맡지 못해서 눈과 함께 굴려요. 그러다 동물들이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고는 그들을 하나둘씩 만나게 되는 이야기예요.
저마다 가지고 있는 고민을 머릿속에서 굴려본 경험들은 모두 있을 거예요. 오랫동안 굴리다 보면 더 커진 눈덩이를 마주하게 될 때도 있고 말이죠. 친구들과 두더지는 이 걱정 눈덩이에서 탈출해서 떠오르는 해를 보게 돼요. 이제 더 이상 두더지는 혼자가 아니지요. 무엇을 하고 놀지 행복한 고민을 하며 눈을 굴리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돼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고민이라면 열심히 굴려보겠지만, 그렇지 않은 고민일 때도 많지요. 그럴 때는 계속 고민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곳에서 탈출할 것인가 생각해 볼 수 있어요. 걱정에 매몰되어 주변을 살피지 못하는 상황으로 끌고 가는 것은 그리 현명하다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의 방법을 강구할 수도 있고 말이죠.
친구들과 함께라면 고민하지 않아도 놀거리가 많아요. 이들이 뭐하고 놀까 고민하며 저마다의 눈을 굴려 거대한 눈사람을 만들었듯이 말이죠.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요즘이에요.
따뜻하면서도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닿아있는 그림책이라 보는 내내 좋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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