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의 소원 / 김상근

두더지의 소원 / 김상근 / 사계절 / 2017.01.26.

<두더지의 고민>에 이어 읽게 된 그림책 <두더지의 소원>입니다. 눈 오는 겨울이 배경인 그림책이지만, 참 따뜻하게 그려진 그림책이 아닐까 싶어요. 그림책을 읽으며 두더지처럼 순수한 마음 상태가 되는 것 같았어요.

 

눈덩이를 굴리던 두더지가 눈덩이에게 말을 하는 장면이 나와요.

 

"눈덩이야, 사실은 나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었어.

그래서 여기가 좀 낯설어. 친구도 없고......"

두더지는 눈덩이한테 조근조근 말을 걸었어.

눈덩이는 두더지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었지.

 

눈덩이는 이사 온 곳이 낯설다고 말하는 두더지의 이야기를 조용하게 그저 들어주었어요. 버스를 타야 하는 두더지는 눈덩이에게 같이 버스를 타자 말해요. 그러면서 버스를 기다리지요. 곰 아저씨 버스도, 여우 아저씨도 두더지 친구인 커다란 눈덩이는 버스를 탈 수 없다고 말하지요. 친구를 두고 갈 수 없다고 생각한 두더지는 눈덩이를 곰으로 만들었다가 더 작은 곰으로 또다시 만들어요. 눈덩이와 함께 별똥별을 보며 버스를 기다리고 결국 사슴 아저씨 버스가 도착했어요. 

사슴 아저씨는 두더지 친구 눈덩이 곰을 인정해주지요. 따뜻한 버스 안에서 잠든 두더지가 깨어나니 그곳은 두더지 혼자였어요. 버스에서 내려서도 친구를 한참 기다리지만, 친구를 찾을 수는 없었어요. 그리고 할머니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지요. 할머니는 두더지의 이야기를 가만가만 들어주지요.

 

 

이 책의 포인트는 사슴 아저씨와 할머니가 아닐까 싶어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두더지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어른들의 시선이 있기에 두더지의 세계도 완성될 수 있는 것 아니가 생각되요. 이 책을 보는 내내 아이들이 상상하는 세계에 대한 믿음을 나는 얼마나 존중해주었나, 생각해 봤어요. 

 

단순히 현실 세계에 부합하다 판단해 현실 직시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꿈꾸는 상상의 세계를 인정해 줄 필요도 있겠다 싶어요. 아이들에게 구태어 지금 밝히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서 아이들이 깨닫게 되는 순간들은 찾아오기 마련이기 때문이지요.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아이들이 자각하는 것처럼 말이죠. 

 

다양한 상상의 나래 속에서 즐거움과 행복도 느낄 줄 아는 아이들은 현실에서도 다양한 감정들을 풍성하게 느낄 줄 아는 아이로 자라날테니 말이죠. 

 

 

두더지의 소원:김상근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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