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굳이 편지를 쓰는 건
내가 세상의 그 많은 아이들 중에서
너를 딱 꼬집어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어서야.
혼자 자는 꼬맹이를 놀래켜 주려고 침대 밑으로 찾아온 몬스터가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해 결국 그곳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책이에요. 글밥이 정말 많은 그림책이에요. 겁을 주지만 겁을 내지 않는 꼬맹이를 떠나는 몬스터는 나름 할 말이 많은 것 같아 보였어요. 장문의 편지를 써두고 집을 나섰고, 그 편지 내용이 책의 주요 내용으로 보이고 있지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무서움이란 것을 잘 몰르는 것 같아요. 자신의 행동 뒤에 어떤 결과가 따르는지에 대한 예측도 어렵고, 어떤 것이 무서운 것인지 경험이 없어 잘 모르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아이는 겁이란 것을 느끼게 되요. 잘 타던 그네도 무서워하며 못 타기도 하고, 귀신이나 유령의 존재를 알아가면서도 더욱 겁이란 것을 내게 되지요.
혹시라도 언젠가 너에게 두려움이 생기면,
그러니까 아주 제대로 놀랄 줄 알게 되면......
그래, 봐줬다. 그때는 날 만나러 와도 돼.
밤에 자다 깨어나서, 엄마 아빠 방에 찾아오는 가장 큰 이유가 이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지요. 세상에 대해 많이 알아갈수록 두려움도 커지고 많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요. 하지만, 이런 두려움이란 존재는 사실 책 속 등장하는 몬스터처럼 작고 친근한 존재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우리의 상상으로 생겨난 두려움인 경우는 더욱 그렇지요. 두려움을 느낄 떄 비로소 두려움이란 존재를 만나게 된다는 말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되면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말과 같지요.
아이가 혼자 잠을 청하며 느끼는 그 두려움이 별거 아니라는 사실을 그림책은 그림과 글을 통해 말해주고 있어요. 두려움의 실체가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존재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전하고 있어요. 좀 더 용기를 가지고,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지요.
아이들마다 저마다의 두려움을 느끼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큰 아이도, 작은 아이도 자다가 안방에 자주 찾아오는 시기가 두려움이란 존재를 알아가는 시기라고 저는 생각하지요. 큰 아이는 이제 찾아오는 일이 사라졌고, 둘 째는 요즘도 자주 찾아와 두려움을 호소하고는 해요. 우리 둘 째도 빨리 두려움을 극복하고 좀 더 용기를 내어 스스로 잘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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