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해독주스 만들기

2020. 2. 16. 16:13

아침마다 아빠를 위해 엄마는 토마토를 20년 넘도록 갈아 드리고 있어요. 새벽에 믹서기로 토마토 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짜증 나게 느껴지곤 했는데, 요즘도 친정에 가면 믹서기 돌아가는 소리로 새벽에 깨곤 해요. 엄마의 꾸준함도 놀랍고, 입맛 까다로운 아빠가 투정 부리지 않고 그것을 꾸준히 드시는 것도 신기한 것 같아요.

 

토마토 덕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두 분 모두 피부도 연세에 비해 곱고 동안이세요. 그리고 남자들은 환갑에 가까워지면 전립선 비대증으로 고생한다고 들었는데, 아빠 친구분들이 아빠를 부러워한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지요. 

 

성장하면서는 느끼지 못했지만, 결혼해서 가족들의 식사와 건강을 내 손으로 해결하게 되면서 엄마의 수고스러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가족들의 한끼 한 끼에 애정과 정성을 모두 쏟아오신 엄마. 늘 맛나고 푸짐한 밥상 앞에서 4남매로 자란 저희는 열심히 먹어왔던 것 같아요.

 

그것이 살로가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더해지긴 했지만, 잘 먹어온 힘이 참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 보약을 먹이기보다 한 끼 한 끼를 잘 먹이는 것에 집중하신 어머니. 덕분인지 우리 남매는 체력이 좋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것 같아요. 힘겨운 육아 생활에, 그러니까 하루 4시간 쪽잠을 자고도 버텨야 하는 긴 시간 속에서도 지치지 않을 수 있었던 힘이 거기서 비롯되지 않았나 저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신경 써서 먹여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최근 들어하게 되었어요. 

 

제가 꾸린 가족도 외식과 배달음식 보다는 집에서 저의 손으로 요리한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편이에요. 귀찮고 힘들 때도 있지만, 잘 먹는 남편과 아이들을 보면 힘이 나지요. 

 

겨울이라 야채를 덜 먹게 되는 것 같아, 일부러 야채를 잔뜩 주문했어요. 해독주스를 만들어 놓고 하루에 두 번 마셔야겠다 다짐을 했기 때문이에요.

 

참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지요? 전날 밤 11시 넘어서 주문한 야채가 새벽 6시 운동하러 가는 길에 와 있는 것을 확인했어요. 비교적 신선한 야채로 온 것 같아요. 해독주스를 만들기 위해 가장 기본으로 두는 야채가 저는 4가지입니다. 

 

토마토, 브로콜리, 양배추, 당근

 

당근은 집에 있어서 주문하지 않았어요. 원래 양배추는 흰색으로 하는데 사이즈가 좀 작은 적색 양배추로 시켜봤어요. 그런데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적색 물이 너무 많이 빠져 해독주스 색도 변했거든요. 맛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말이죠.

 

토마토와 브로콜리는 항상 식초물에 5분에서 10분 정도 담궈놨다가 씻어요. 그래야 농약이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자연드림에서 야채를 살 때는 마음이 한 결 편한 것 같아요. 

 

야채를 데치기 위해 냄비에 물을 올려두고, 야채를 저렇게 썰어줍니다. 당근을 한 번만 잘라서 데친 적도 있는데, 잘 안 익더라고요. 브로콜리는 손으로 다 뜯어줍니다. 양배추도 몇 번 썰어주고, 토마토는 딱 한 번만 잘라요. 토마토를 너무 많이 잘라도 뭉개지는 것 같아요.

 

물이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썰어놓은 야채들을 투하시킵니다. 양배추는 물이 빠져서 따로 넣었어요. 야채들을 넣고 몇 번 휘휘 저어주고 바로 건져냅니다. 

 

살짝 데친 야채들의 모습입니다. 양배추는 물에 넣자마자 가지에 물 빠지듯 많이 빠지더라구요. 그래서 색감이 옅어진 것 같아요.

 

항상 기본으로 하는 야채를 넣고, 사과를 깎아 반개를 넣어주었어요. 과일은 그때 그때 집에 있는 것으로 하나 넣어주는데요, 제철 과일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사과, 배, 귤, 오렌지, 바나나, 블루베리, 딸기 

 

저는 위의 과일을 자주 넣는 것 같아요.

 

꼼꼼하게 몇 번 갈아주고 나니 이런 색감의 해독주스가 탄생했어요. 평소에 만드는 색감과 많이 다르게 되었는데, 원인은 적색 양배추랍니다. 한 컵 먹고 나니 포만감이 느껴지네요. 38개월 아이도 맛있는지 꽤 많이 받아먹네요.

 

한 컵을 부어 먹고, 한 컵 정도 더 나오네요. 랩으로 씌워 냉장고에 넣어두고 저녁에 식사 전에 먹을 생각입니다.

 

하루 두 번 해독주스를 마시면, 식사 때 야채를 덜 신경 써도 되는 것 같아요. 샐러드가 잘 안 먹히는 요즘, 한 동안 해독주스를 갈아먹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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