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새벽수영과 생리컵

2020. 1. 17. 00:02

“매일 아침 잠자리를 정돈한다는 건 그날의 첫 번째 과업을 달성했다는 뜻입니다. 작지만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자존감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일을 해내야겠다는 용기로 발전합니다. 하루를 마무리할 무렵이 되면 아침에 끝마친 간다한 일 하나가 수많은 과업완료로 바뀌게 됩니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인생에서는 이런 사소한 일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 윌리엄 맥레이븐 William McRaven

 

새벽 수영을 가기 위해 새벽에 일어난다. 6시 수업이라 집에서 530분에 나간다. 눈을 뜨고 옷을 갈아입은 뒤 차키를 챙겨 바로 나가는데, 도착해서 옷을 벗을 때까지도 비몽사몽이다.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고 나면 잠에서 완전히 깨고 간단한 준비운동을 한 뒤 물속에 들어간다.

 

요즘처럼 추운 날엔 물에 들어가 두 세 바퀴 돌 때까지는 정말 춥다. 어둠을 뚫고, 추위를 이겨내며 물속에서 운동을 하다보면 어느새 얼굴이 붉어지고 숨이 차오른다. 운동을 하면서 의례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느낌들이 몰려오는 것이다. 오길 잘했어, 귀찮아도 와야지, 스스로를 독려한다.

 

수영을 마치고 나와, 수영장 앞에 보이는 나무 사진

 

여자라면 수영을 빠지지 않고 규칙적으로 나오기에 한 번씩 불편함이 따른다. 금욜 오후에 생리를 시작하면 월요일 간신히 수영장에 가는 것이 용이한데, 금요일 오후에 시작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작년 4월부터 “생리컵”이란 것을 사용하며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 수영장에서는 불안감이 느껴진다. 몸 안에서 생리컵이 접혀 있다던가, 기울어져 새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지난달은 양이 가장 많은 시점에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다가 생리컵 착용 후 수영장에 갔다. 물에서 나오자마자 화장실로 쫓아갔는데, 몸 안에 물이 들어왔는지 생리컵이 가득 차있었다. 이번 달은 양이 막 줄어든 시점에 갔다. 다행히 몸 안에 물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생리컵을 착용하고 물에 들어가되 평소보다 잘 장착되었는지 확인을 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새벽 수영을 다니기 전에는 6시에 일어나 10분명상10분 명상, 10분 스트레칭을 한 뒤 하고자 하는 일들을 했다. 아침마다 잠을 자고 싶은 나와의 싸움에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잠자기 전, 알람이 울리는 폰을 문 앞에 두고 잤다. 알람이 울리면 끄기 위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수영은 하루라도 빠지지 않고 나가기 위해, 알람이 울리면 바로 일어나 옷을 갈아입는다. 물론, 더 자고 싶은 유혹이 나를 잡아 끌 때도 있다. 그러나 지지 않으려 애쓴다.

 

어제 새로이 읽기 시작한 e-book 책에 저 문구를 보고, 위안이 되었다. ‘작지만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자존감으로 이어진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매일 작지만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경험이 다른 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오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수영 가기30분 전에 일어나는 연습을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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