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일단 써보자, 라며 블로그의 글을 올리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었다. 하루에 하나씩만 쓰자고 마음먹고 시작했는데, 써보니 재미있고 또 불가능할 줄 알았던 일이 가능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 번엔 블로그 두 곳에 하나씩 써보자 마음을 먹고 실행하고 있는데, 일주일 정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밤 12시 임박해 겨우 올릴 때도 있다. 그러나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 해보니, 가능한 일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 

 

글쓰기의 힘, 글쓰기에 변화에 대해 체감했던 적이 있다. 20대 초반에 나의 세계가 확장되어 가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당시엔 YES24 블로그에 서평을 꾸준히 올렸는데, 꽤 공을 들여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글을 쓰지 않고 읽는 것에만 집중을 줄 곧 해왔던 것 같다. 간혹 생각나면, 서평을 써서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긴 했던 것 같은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완성도 높게 써야 할 것 같고, 잘 써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더욱더 주저하게 한 것 같다. 그런데, 다시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써보자고 다짐을 하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는 글의 완성도는 2번째로 하고, 매일매일 쓰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퇴고 과정은 거의 거치지 못하고 쓰는 대로 바로 업로드를 하고 있지만, 자꾸자꾸 쓸 것들이 생기기도 하고 쓸 주제에 대한 고민도 더 많이 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하루 한 번 빠뜨리지 않고 쓰고 있다. 

 

이 책은 다른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가, 내가 찾던 책이 없어 같은 코너에서 대신 빌려온 책이다.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 뭔가 나한테 하는 말인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손이 갔다. 

 

작가는 EBS 프로듀서이다. 17년간 직장생활을 했는데, 7년 동안 글을 쓰며 삶의 변화를 겪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데, 김민식 PD님 생각이 났다. 직업도 같고 꾸준히 글을 쓰는 것도 비슷한 것 같아서 말이다. 

 

여러 권의 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읽는 편인데, 현재 5권의 책을 비슷한 속도로 읽어가고 있다. 그중 이 책에 가장 많이 손이 가고 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납득이 잘 간다. 그리고 기억해두고 싶은 문장도 많은 것 같다. 

 

p.28

 지난 한 달 동안 들어오는 약속을 최대한 줄이고, 쓰는 것에 좀 더 몰입하려고 노력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아이들이 기관에 있는 6시간 남짓. 집안일을 대충 하고, 장보고, 볼 일들을 보고 나면 내게 주어지는 시간은 4시간에서 5시간 남짓이다. 때때로 전화가 걸려와 2~3시간 순삭 될 때도 많은데, 그런 시간들을 최대한 줄이고 4시간 이상 글을 쓸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하려고 했다. 그러나 몰입하는 틈틈이 재미가 느껴졌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 중 정말 그 어떤 것이 글쓰기의 기쁨을 대체할 것인가?

 

p.32

글을 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기적을 자주 경험할 수 있도록, 나 역시 꾸준히 글을 쓰고 싶다. 다소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꾸준히 쓰고 또 쓰다 보면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주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글을 쓰면서 일어나는 모든 자극이 내 일상에 변화를 주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좀 더 관찰을 하게 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내 삶이 풍성해지고 있음을 느낄 때가 있다. 이것이야 말로 글쓰기의 힘이 아닐까 생각된다.

 

저자는 글쓰기에 관한 책을 100여 권 정도 읽고, 논문도 수십 편 탐독했다고 했다. 그리고 통찰을 얻었다고 말했다.

 

'시작만 하면, 누구나 글쓰기를 취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언뜻 허망하게 들리기도 하겠지만, 글쓰기는 그 자체로 그런 속성을 가지고 있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쉽게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별것 아닌 듯하지만, 마법은 여기서부터 일어난다. '일단 글로 썼기 때문'이다. 자신이 잘 아는 내용이니 따로 자료를 수집할 필요도 없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된다.
p.45

 

일기를 쓰는 것으로 글쓰기를 연습하는 그래서일 것이다. 자신의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둔 글쓰기니까. 가장 간단하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오늘 나에게 있었던 일에 대해 쓰기'를 규칙적으로 포스팅할 수 있게 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가지 카테고리를 만들어 진행하고 있는 것이 있다. 아이들 잠자리에 읽어주는 그림책에 대한 글인데, 일기 형식을 띄면서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아이들에게 양질의 책을 읽어주고 있는지 스스로 검열도 가능하다. 

 

자신에 대한 글쓰기는 정서 회복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갖게 하고 문제해결력을 높입니다
텍사스대학교 심리학자 "제임스 페니베이커" 교수 

 

그래서 글을 쓰면 쓸수록 내면이 단단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아요. 글을 쓰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고, 그것은 문제해결력 상승으로 연결이 되는 것 같다. 어떤 일에 있어, 다층적 사고를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감정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이성적인 판단도 필요한데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이런 것에도 능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요즘처럼 SNS시대에는 타인과의 소통 능력 자신에 대한 표현 능력이 더욱더 요구된다. SNS도 결국 컨텐츠 글과 연결되는 것이고. 하버드대학교 졸업생 대상으로 연구 조사한 것에 따르면 90퍼센트 이상이 '글을 잘 쓰는 기술'을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답했다고 한다. 

 

저자는 정말 이 책을 쓰기 위해, 정말 많은 자료를 참고한 것 같다. 책 중간 중간에 인용되는 내용도 그렇지만 책 뒤편에 실리 참고문헌이 상당한 것 같다. 다양한 정보를 검색이란 기능을 이용해 쉽게 취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정보와 정보를 엮고 편집하는 능력이다. 이에 충실한 저자인 것 같다. SNS에서의 글쓰기에 대한 명암에 대해서도 비추고 있다. 

 

글쓰기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한 것 같아, 읽을 거리가 많은 느낌이 책이다.

다 읽고 또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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