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요즘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 조용히 책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부족해요. 그렇다고 책을 안 읽을 수는 없지요. 집안일 하거나 아이 둘이서 노는 틈틈이 ebook을 보거나, '읽어주기' 기능을 이용해 듣고 있어요. 

 

인문분야 책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꽤 재미난 책인 것 같아요. 노동자와 오너의 중간쯤 위치한 린치핀이라는 존재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회사라는 시스템이 학교 시스템과 어떤 측면에서 비슷하고 흡사한지, 그것이 우리를 어떤 노동자로 길들이고 있는지 아주 실랄하게 비판하고 있어요.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는 설득력에 감탄하며 책을 듣기도 하고 읽기도 했어요.

 

기계화되고 AI화 되고 있는 4차 혁명시대에 우리 노동력은 갈수록 값싼 톱니바퀴로 전락하고 있어요. 이 현실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이 무엇인지 우리가 위치해야 할 곳은 어디인지를 제시하고 있어요. 

 

가까이 있는 슈퍼마켓에서도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일정 부분 대체하고 있어요. 갈수록 기계의 수는 사람 수보다 늘어나겠지요? 기계를 관리해 줄 소수의 사람만이 그곳에서 남을지도 모르겠어요. 단순한 업무 및 서비스를 하던 사람들은 이제부터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책은 말하고 있어요. 

 

오롯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을 넓히고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 되도록 스스로 노력하고 바꾸지 않으면, 글로벌화 되는 시대에 싼 인건비의 사람이나 기계로 손쉽게 교체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하는 시대에 온 것 같아요.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영역이 할 수 있는 일이 이 책에서는 "예술"이라 불러요.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감정 노동자로 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월급날만 기다리고 주말만 기다리며 상사의 눈치를 보며 시간을 때우는 사람들은 쉽게 교체되기 쉬운 노동자일 뿐 미래가 밝지 않은 거죠.

 

회사에서 요구하는 이력서를 제출할 것이 아니라,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 것을 권하고 있어요. 나의 고유한 영역을 볼 수 있고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 데 그중 하나가 나만의 블로그를 갖고 있는 것이에요.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나만의 경험치를 만들기가 상대로 하여금 나를 필요로 여기고 먼저 찾아오게 할 거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어요.

 

순응적이고 시키는 일을 잘 수행하는 인력이 아닌,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줄 아는 인력이 되어야 한다고 책은 말하고 있어요. 

 

보통 종이책이 아닌 오디오북이나 전자책을 들으면 많은 부분을 놓치게 되어, 종이로 된 책을 다시금 보게 되는데요. 이번 책은 제가 흘려서 듣기에 꽤 강렬한 느낌을 줄 곧 줬어요. 한 번 더 읽으며 곱씹고, 메모할 문장도 기록하려고 해요. 

 

 

학교가 직장과 닮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감독, 규칙, 시험, 인성검사와 같은 것이 공장과 학교에서 모두 실시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번 학기에 공부를 잘해야 다음 학기에서도 공부를 잘할 것이고, 졸업 후 직장에 들어가도 일을 잘할 것이다. 공부를 잘하지 못하면, 일을 잘하지 못하면, 규칙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못하면, 반항하면, 여지없이 시스템 밖으로 쫓겨날 것이다.
--- 「나는 어떤 선택을 했는가」

 

노동과 생계 유지를 맞교환하던 중산층의 고통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임금은 늘 제자리다. ‘안정적인 직업’은 과거의 신화가 되어버렸다. 스트레스가 시시때때로 솟구친다. 도망갈 곳도 숨을 곳도 없다. 중산층이 고통받는 이유는 기업이나 조직들이 구성원을 사람이 아니라 거대한 기계를 구성하면서 쉽게 갈아 끼울 수 있는 톱니바퀴로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톱니바퀴를 더 쉽게 갈아 끼울 수 있다면 돈은 더 적게 줘도 된다. 게다가 지금까지 이렇게 되는 과정에 노동자들은 스스로 동참했다.
--- 「공장의 시대 이후, 새로운 집단이 탄생하다」

 

우리는 필요한 것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싸구려 상품을 사지 않는다. 이제 웬만한 물건은 사지 않는다. 우리는 관계, 이야기, 마법을 살 뿐이다. 사업을 하든 정치를 하든 친구를 사귀든 모두 똑같다. 우리는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사람,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 거리를 두어야 할 사람을 알아보는 데 온갖 신경을 쏟는다. 기업은 모든 것을 비인격화하려고 한다. 그들은 거짓말을 할 수 있고 상품들을 그럴듯하게 포장할 수 있고 인간을 배제한 채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주류에서 밀려나고 있다. 기업조직은 이제 예전처럼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 「모든 것은 관계에서 시작한다」

 

훌륭한 아이디어, 열정, 통찰력, 열의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시장이 그것을 싫어할 수 있다. 현재 기술로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할 수도 있다. 자신의 기술적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다. 내 연기가 지루하고 그림이 진부하고 대인관계가 형편없다면 나와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퓰리처상을 받기 위해 작정한 사람이 꼭 퓰리처상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웹디자인에 열정적이라고 해서 그 사람의 웹사이트를 사람들이 좋아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분명한 진실은 다음과 같다.
창조는 자유로운 것이기 때문에, 모든 창조가 똑같을 수 없으며,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 「실패는 패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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