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를 믿나요? / 제시카 러브 지음 / 김지은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11.22.
이부자리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강한 여운이 느껴져 조용히 혼자 다시 읽어봐야지 싶은 책들이 있어요. 책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 봐야겠다, 싶은 책이 있어요. 이 번 책처럼 말이죠. 아이들과 후다닥 읽으며 미처 느끼지 못한 감정때문인지, 아이들도 크게 감흥을 느끼지 못한 것 같았어요.
아이들이 잠들고, 조용히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시간에 책을 다시금 펼쳐봤어요. 그리고, 제가 미처 소화시키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바로, 주인공 줄리앙을 여자 아이로 생각한 부분이지요. 줄리앙은 소년이었어요.
줄리앙은 전철에서 책을 읽고 있어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물속을 헤엄을 치지요. 인어공주가 되고 싶은 줄리앙은 집에 도착해 할머니가 씻는 동안, 화분의 화초를 뜯어 머리에 꽂고 커튼을 뜯어, 인어공주로 스스로를 꾸미지요.
씻고 나와 이 광경을 목격한 할머니는 짐짓 놀란 표정이에요. 그러고는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와 손녀에게 목걸이를 건네지요. 혼을 낼 거라 생각했는데, 혼내지 않아요. 줄리앙이 좋아할 것 같은 선물을 주고, 인어들의 행렬에 '꼬마 인어'도 동참할 수 있도록 해주지요.
할머니의 든든한 지지로, 팔을 활짝 들어올리며 걷는 줄리앙의 모습에서는 자유와 해방감까지 느껴지는 듯해요.
다양성 존중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줘요. 아이의 엉뚱한 상상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는 일을 들어주고 또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줘요. 남자아이가 무슨 인어공주냐며 남성다움을 강요하지도 않아요. 있는 그대로의 줄리앙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할머니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지요.
부모로서 아이에게 바라고 요구하는 모습이 있지는 않은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성향, 기호를 존중하지 않고 이러했으면 하고 바라는 바를 앞세워 이끄려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마다의 색깔이 있고, 개성이 있을진데.... 아이가 자신만의 색이 제대로 빛날 수 있게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할 때조차 사회적 규율에 아이가 맞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어요.
나와 다른 우리 아이들, 평범한 기준과 잣대에 어울리지 않는 개개인의 아이들을 억지로 규제하기 보다 각자 개성을 내뿜을 수 있도록 줄리앙의 할머니와 같은 포용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019년 '볼로냐 라가치 상' 오페라프리마 부분 대상
스톤윌 북 어워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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