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괜찮을 거야 / 시드니 스미스 글.그림 / 김지은 옮김 / 책 읽는 곰 / 2020.01.08.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 

낯선 도시를 헤매는 아이의 목소리를 통해

거대한 세상에서 스스로를 격려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작은 존재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이 문장 안에 책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처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며 무슨 이야기인가, 의구심을 느꼈어요. 다시 한번 더 읽고, 또다시 읽으면서 작가의 메시지도 영화와 같은 장면들의 의미도 어렴풋이 느껴졌어요.

 

우리 아이들은 어두운 표지때문인지 별로 읽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그냥 저 혼자 아이들 잠든 밤, 페이지를 넘기며 음미했어요. 강렬하거나 적극적이지는 않아요. 잔잔하게 천천히 장면들을 넘나들며 보기에 좋은 작품이에요.

 

아직 세상에 스스로 발을 내딛지 못한 우리 아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같기도 하고,

긴 육아휴직을 보낸 끝에 정말 경력 단절 여성이 된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 같기도 하고 말이죠.

 

섬세하게 스토리를 끌어가는 작가의 연출력이 정말 돋보이는 작품인 것 같아요. 우리가 예술이라고 말하는 장르에는 각각 저마다의 경지가 있는 것 같아요. 이 그림책이 그림책 역영에서 바라보는 예술이라는 경지에 조금 밀접하게 도달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돼요. 

 

글과 그림의 적절한 간극도 좋고,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도 충분히 주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마지막까지 독자의 시선을 놓지 않는 흡인력이 느껴져요.

  

세상 곳곳에 작고 미약한 존재들을 기리는 책은 저말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우리는 모두 미약한 존재이고, 또 미약한 존재였으니 말이죠. 거대하고 시끄러운 것에 주목하게 되는데, 작은 존재에 귀 기울이는 작가의 관찰력이 돋보이는 것 같아요. 

 

우리는 모두 거대한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지요. 각자가 조심하고, 거리를 두고, 스스로 격리를 하면서 말이지요. 힘들고 지칠 수 밖에 없는 순간이겠지만, 스스로를 격려하고 견디다 보면 이 거대한 바이러스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 모두 좀 더 힘을 내보아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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