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아이들 면역력 떨어질까 걱정이에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기에 좋은 곳은 아무래도 야외인데 말이죠.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을 것 같은 곳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집 근처 산으로 갔어요.
사람도 많이 없고, 또 자연을 느끼기에 산처럼 좋은 곳이 또 있을까요?
큰 아이랑 2월 중순 둘이서 산에 오른 적이 있어요, 저보다 더 산에 잘 오르는 1호 따라다니느라
조금 힘든 느낌이 들었어요.
2호를 데리고 산에 간 것은 처음이라 조심스러웠어요. 왜냐면, 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말
"엄마 안아줘~"를 할까 봐 말이죠.
그래서 코스를 짧게 잡고, 중간중간 물도 먹이고 간식도 먹이며 쉬었다가 바로 내려왔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호는 "엄마 힘들어 안아줘~"를 여러 번 말했지요.
한 번 업어주기 시작하면 계속 업어야 할 것 같아, 스스로 걸어야 한다고 계속 말했어요.
다행히도 오빠가 잘 놀아주니, 2호도 노느라 힘든 걸 잊기도 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산에 가면, 제가 평소 보던 것을 보지는 못해요. 아이들 살피느라 여념이 없죠.
그런데 흙을 밟고, 나뭇잎을 관찰하고, 새소리에 반응 보이는 아이들을 보고 있는 마음이 참 좋아요.
"엄마 토요일 새벽마다 여기에 온 거야?" 1호는 제게 물었죠.
같은 길이지만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다른 곳이 되기도 하는 산에 주말 아침마다 오르고 있어요.
태양을 보며 감동하기도 하고, 딱따구리의 우렁찬 소리에 감탄하기도 하고, 시원한 산들바람에 위로를 받기도 해요.
160cm 작은 발로 높디높은 산을 오른 2호에겐 힘든 여정이었겠지만, 오빠한테 의지하고 엄마한테 의지하며
그렇게 또 산에 올랐어요. 힘들면 바닥에 주저앉아 쉬기도 하고 말이죠.
우리는 힘들면 참거나 안 힘든 척도 하는데, 우리 2호는 힘들면 그냥 힘들다 말하고 표현하죠.
저도 남편한테
"아이들과 집에만 있으니 너무 힘들고, 우울하다. 주말 3시간 만이라도 내 시간을 좀 주시오."라고 말하고 싶지만,
잘 안되네요. 매일 아침 많은 사람들 속에서 마스크에 의지한 채 출근하는 남편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 때문이겠지요.
등산에 다녀오고 나서, 1호에게 "또 산에 갈까?" 물어봤더니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네요.
산에 갔을 때 1호는 꼭대기까지 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저는 2호가 힘들어하니 내려가자고 했어요.
동생을 구슬리고 손을 잡고 높이 올라가길 시도했지만, 저의 제제로 결국 빠른 하산을 택한 것이 못내 아쉬웠나 봐요.
언제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자유로울지 기약이 없지만,
'물리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일상의 즐거움을 찾아보려 해요.
시간이 지나, 아이들과 다양한 시간을 보냈던 것을 추억 삼을 수 있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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