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나는 화성탐사로봇 오퍼튜니티입니다 / 이현 글 / 최경식 그림 / 만만한책방 / 2019.09.20.

 

흑백의 연필화가 화성의 광활함, 고독함을 잘 표현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표지부터가 인상적인 이 번 그림책은 글 작가가 다소 익숙한 이름의 작가로 느껴졌어요. 제가 작년에 재미나게 읽었던 <로봇의 별> 책의 저자이기도 하고, 2019년 동화동무씨동무 선정 도서 중 한 권인 <조막만 한 조막이> 작가이기도 한 이현 작가더라고요. 

 

이름과 작품만 보고, 남성작가인 줄 알았는데 사진을 보니 여성작가네요.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남성적인 느낌이 들더라고요. 로봇을 다루는 영역이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저도 모르게 갖고 있지 않았나 생각돼요.  

 

2003년 7월 7일에 태어난 오퍼튜니티는 키 150cm 몸무게 185kg 로봇이지요. 6개월을 날아 화성에 도착한 오퍼튜니티의 임무는 화성을 탐사하는 것이에요. 긴 잠에서 깨어나 목을 바로 세우고 태양 전지판을 날개처럼 펼치고 눈앞의 광경을 사진으로 찍어 지그로 보냈지요. 과학자들은 오퍼튜니티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시작한 것을 환호해요.

 

지구와 너무도 멀고 다른 환경을 가진 화성, 사람이 견디기 어려운 곳이라 로봇을 만들어 화성을 탐사하는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오퍼튜니티가 화성에서 견딜 수 있는 시간은 고작 90일 정도에요. 

 

작고 느린 오퍼튜니티는 1초에 겨우 15cm, 3m를 가는 데 1분 걸리는 속도로 15년 동안 45.16km를 달리고 멈췄어요. 90일만 견딜 수 있다고 예견한 과학자들에게 큰 감동을 준 오퍼튜니티의 고독하고 외로운 탐사 이야기는 책을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또한, 숙연한 마음도 들었지요.

 

 

로봇이지만, 고독하고 쓸쓸함이 느껴지는 오퍼튜니티는 그 누구도 가 보지 못한 길을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수행했지요. 모래 폭풍이 심하게 불고 태양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견디고 견뎌 다시금 지구로부터 신호를 받아요.

 

생명체가 아닌 로봇 오퍼튜니티에 감정 이입이 되고 그의 임무가 감동스러울 수 있었던 것은, 로봇이 느꼈을 감정과 생각을 대신 하고 있는 작가의 필력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얼마 전 아이들과 <우주로 간 멍멍이>란 그림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봤어요. 과거에는 인간이 직접 할 수 없는 환경과 위험한 일을 인간을 대신해 동물이 수행했다면 지금은 기술의 발달로 로봇이 대신하는 것이겠지요. 동물의 희생을 안타깝고 고맙게 여겼는데, 로봇은 생명이 아니기에 감정을 배제하게 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AI 로봇의 발달로 사람처럼 생각하고 감정도 느끼는 로봇이 만들어지고 있지요. 그들이 수행하는 임무가 인간이 느끼는 감정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하니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었어요. 일단, 우주 관련 그림책 중 그림도 내용도 밀도가 높은 그림책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적이며, 깊이도 느껴지는. 그래서인지, 이 책을 보는 아들도 몰입을 해서 봤어요. 

 

 

https://youtu.be/DPjz9du4POE

아이와 함께 읽는 <나는 화성탐사로봇 오퍼튜니티입니다>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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