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나의 미술관 / 조안 리우 / 단추 / 2018. 11. 02.

 

아이들과 미술관에 갈 때마다 하는 생각이 있어요. '아직은 아이가 작품을 감상할 때가 아닌가, 좀 더 크면 와야겠군.' 다짐하면서도 또 미술관에 가서 후회를 하게 돼요. 이제 8살인데, 지금도 가면 똑같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스스로를 반성한 시간을 가진 것 같아요. 

 

책 뒷편에 보면 책에 대해 짧게 소개가 되어 있어요. 

 

오늘 마루는 엄마랑 미술관에 가요.
미술관에는 그림보다 더 재밌는 게 많아요.
예술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어요.
우리는 그걸 찾기만 하면 돼요!

최고의 예술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거예요.

 

아이가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며 음미하고 감상하길 바라는 것은 엄마의 욕심일지 몰라요. 본능에 충실하고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의 특성을 배제한 엄마는 작품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작품을 느끼라고 강요할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아이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엉뚱한 것에만 관심이 가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멀뚱히 본다던가, 작품을 감상하는 문신한 사람의 문신을 감상하는 아이의 시선, 또 창밖의 풍경에 관심을 두는 아이의 모습, 미술관 안의 풍경을 거꾸로 보고 있는 아이의 시선이 참으로 천진난만하게 느껴져요. 

 

아이들에게 미술 작품은 그저 낙서에 불과하지요. 아이들에게 가치 있어 보이는 작품이 어른들의 시선에는 쓸모없어 보일지 몰르지만, 어른의 시선에 가치 있어 보이는 작품 또한 아이의 시선으로는 쓸모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글 없는 그림책이 저는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데요, 이 번에 읽은 책은 그리 어렵지는 않았어요. 글을 읽어달라는 둘 째에게 내용을 지어 읽어주었어요. 

 

아이를 동반한 관람객들이 미술관 관람에 앞서 이 그림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아이의 관전 포인트를 존중해주게 될 테고, 아이의 입장에서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지요. 

 

※2018 볼로냐 라가치상 예술 부문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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