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1. 남편

 

선거일도 주말도 남편은 계속 출근하고 있어요. 연휴를 앞두고 마무리해야 하는 일이 많다고 하네요. 단 하루도 푹 자지 못하고 출근을 하고 있는 남편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좋지 않아요. 남편이 안타깝고, 안쓰러워요. 저러다 몸이 상할까 싶기도 하고요.

 

남편은 결혼하고 두 차례 직장을 옮겼어요. 그런데, 어떤 회사를 가도 늘 바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말도 반납하고 일을 할 때가 많지요. 막중한 책임감과 꼼꼼한 성격으로 일하는 데에 시간도 많이 드는 것 같기도 해요. 요령을 피울 줄 모르는 성격의 사람이라...

 

 

2. 아이들

 

아이들은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아빠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슬퍼하다가 지금은 적응을 한 것 같아요. 지금의 상황을 그냥 받아들이고 있어요. 둘이 오붓하게 잘 놀기도 하고, TV를 보기도 하고 저와 놀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지요. 저는 아이들과 놀거나 아이들 먹는 것을 만드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저랑 노는 것보다 둘이 더 재미나게 놀때가 많아요. 특히 큰 아이를 잘 따르는 둘 째는, 4일간 시골에 다녀온 오빠의 부재를 정말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오빠가 보고 싶다며, 엉엉 아주 서럽게 울기도 했고요. 

 

둘이서 잘 노는 모습을 보면, 키우는데 힘이 들어도 둘이라 다행이다 싶어요. 저도 어렸을 때를 떠올려 보면, 바쁜 부모님 대신 언니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놀았던 것 같거든요.

 

 

3. 나

 

남편이 바쁘니, 저의 휴식 시간도 사라졌어요. 일주일에 한 차례정도 산에 가서 스트레스도 풀고 운동하는 시간에도 제약이 생겼고요. 더 일찍 일어나 산에 가면, 아이들 자는 동안 다녀올 수는 있긴 해요. 하루가 좀 힘들어도 산에 다녀와야, 일주일을 또 활기차게 보낼 수 있고요.

 

남편에게 아이들 몇 시간 맡기고 저만의 자유시간을 두 번 정도 보내고는 또 엄두도 못 내고 있어요. 

 

나만의 시간이 절실하지만, 또 그러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저도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은 것 같아요. 점차 확진자가 줄고, 사망자도 없는 상황이니 이대로만 지속된다면 5월에는 정말 아이들이 기관에 갈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걸어요.

 

그럼, 저는 저만의 시간을 정말 달콤하게 즐길 수 있겠지요.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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