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The bad seed / Written by Jory John / illustrations by Pete Oswald / Harper / 2017

나쁜 씨앗 / 조리 존 글 / 피트 오즈월드 그림 / 김경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18.03.05

<나쁜 씨앗>이란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는 그림책 <The bad seed>를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았어요. 아이들이 표지 그림이 마음에 드는지 빌려 둔 7권의 원서 그림책 중 이 책을 가장 먼저 들고 와 읽어달라 했어요. 

 

딸아이가 이 그림을 보고 제게 물었어요. 그래서 저는 아이가 울어서 Bad Seed가 달래는 중이라고 말했지요. 그런데 아들이 말하더군요. 아이를 울리고 있는 장면이라고요. 움,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림책은 이렇게 하나의 장면으로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는 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글로만 되어 있는 책도 사람마다 해석하는 게 다르긴 하지만 말이죠. 여러분이 보기엔 어떤 그림인 것 같나요? 정답은 책을 읽다가 보면 나옵니다.

 

나쁜 씨앗이 어떤 나쁜 행각을 하는지 잘 보이나요? 사람들이 싫어하는 행동들을 골라서 하고 있어요. 물건을 제자리에 두지 않고, 항상 늦고, 요점도 없는 긴 농담을 하고, 씻지 않고, 무의미한 거짓말을 하며, 새치기도 일삼지요.

 

 그리고 여기 정답이 나와요. Bad Seed가 사람들을 빤히 쳐다보고, 째려봐요. 그래서 아기가 무서워 울었나봐요. 잔뜩 삐뚤어질 거야 하며, 오기 부리듯 Bad Seed는 나쁜 짓을 골라해요.

 

왜 Bad Seed가 나쁜 짓을 하는 것일까요? 처음부터 나쁜 씨앗은 아니었어요.

 

Bad Seed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해바라기 위에서 잘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꽃잎이 떨어지고 꽃이 쳐지면서 밑으로 떨어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과자 봉지에 담겨요. 어두운 곳에 갇힌 Bad Seed는 무섭고 슬펐을 거예요. 

 

거인이 Bad Seed를 먹어 버릴까요? 그래서 Bad Seed의 삶은 끝이 난 것일까요? 아니에요. 어떻게 다시 살아날지는 책을 통해 확인하세요. ^^ 간신히 살아난 Bad Seed는 삶을 비관하고 낙담해요. 그러나 결심을 하고 노력을 합니다. 다시 행복한 Seed로 거듭나기 위해서요. 

 

And even though I still feel bad, sometimes, I also feel kind of good. It's sort of a mix.

All I can do is keep trying. And Keep thinking, Maybe I'm not such a bad seed after all.

 

이 두 문장이 좋네요. 우리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고민하는 부분들을 함축적으로 보여주지 않나 생각되요. 기분이 좋기도 나쁘기도 하고,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복합적인 기분을 느낄 때도 있지요. 계속 나름의 노력을 하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서 Bad Seed처럼 스스로가 나쁜 씨앗이 아니라고 알아차리면 좋겠어요. 

 

감정의 격동기를 많이 겪는 우리 아이들이 읽으면 위안이 되고, 캐릭터를 본인과 동일시 하며 감정적 해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그림책이 아이들에게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큰 것 같아요.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며, 자주 혼나고 스스로 감정 컨트롤을 하기 어려워하는 한 아이가 생각났어요. 그 아이가 이 책을 읽으며, 마음에 위로를 받으면 좋겠어요. 

 

https://youtu.be/UgEiMp0lnaw

엄마와 책 읽는 시간이 즐거운 딸아이와 함께 Bad Seed를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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