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경기도권 코로나가 다시 번지기 시작하면서 도서관이 문을 또 닫았어요. 폐쇄하겠다는 공지를 확인한 날,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에 잠시 들러 아이들 그림책과 제가 읽을 책 한 권을 빌려왔어요. 

 

제가 빌려온 책은 서민 작가의 <밥보다 일기>라는 책이지요. 작년에 서민 작가님의 강연을 들었는데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16년 전쯤 YES24에서 블로그를 열심히 할 무렵에 작가님의 블로그를 한 번씩 들어가 봤던 기억이 있어요. 술 일기를 작성해서 올리곤 했는데, 그것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이젠 일 년에도 몇 권씩 책을 내고 강연으로도 유명한 인사가 되신 것 같아 귀감이 되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여태까지 열심히 일기를 써온 서민 작가가 일기쓰는 것이 글쓰기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설파하는 책인 것 같아요. 아직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것은 아니에요.

 

흥미로워 보이는 몇 챕터를 읽어보았어요. 

 

작가가 일기장의 장점과 블로그의 장점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었어요. 블로그의 장점 첫 번째를 분실 염려가 없는 것을 들더라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댓글이 달린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여기서 댓글이 달린다는 대목에서 공감이 되었어요.

 

블로그의 특성상 댓글이 달리면 대댓글을 달아주는 게 예의죠. 댓글이 서너 개 정도면 별 부담이 안 되는데 열 개, 스무 개, 아니 서른 개가 달리면 어떻게 할까요? 다 대댓글을 달아줘야겠지요. 이러다 보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하나당 30초라 해도 서른 개를 달려면 15분이 됩니다. 더 무서운 건 자신의 대댓글에 대해 그 당사자가 대대댓글을 달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안 그래도 없는 시간을 쪼개서 일기를 쓰는데 댓글로 시간을 다 보내다니, 이게 뭡니까? p.98

 

티스토리 블로그는 제가 아직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댓글 품앗이 문화가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네이버 블로그는 아니에요. 누군가가 내 블로그에 와서 댓글을 남기면, 상대방의 블로그에 들러 글을 읽고 댓글을 다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물론 좋은 이웃을 만나기도 하고, 좋은 정보를 얻게 되기도 하지요. 또 다른 사람의 포스팅을 보며 포스팅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는 것 같고요. 

 

그런데, 시간이 여유롭다면 괜찮지만 시간에 쫓겨 겨우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댓글이 달린 이웃 블로그를 돌며 댓글을 달려면 글 쓰는 시간만큼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에 네이버 블로그를 다시 활성화시키며 열심히 다른 블로그에 가서 댓글을 달았는데, 시간이 없거나 마음의 여유가 안되어 댓글을 달지 않으면 빚을 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포스팅을 보고 마음에서 우러나와 댓글을 달고 싶을 때도 있지만, 보답성 혹은 댓글을 바라면서 댓글을 다는 것에서 회의감이 느껴질 때가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한 동안, 이러한 부분에 소홀했지요. 그러니, 제 블로그에 댓글이 달리지 않더라고요.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살짝 되는 찰나였는데, 서민 작가의 글을 보니 공감도 되고 어떤 자세로 블로그에 글을 올려야 할지 조금 알 것 같은 마음이 들었어요. 작가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갖춰진다면 블로그에 일기를 써도 좋다고 말하고 있어요. 

 

1. 댓글에 집착하지 않겠다.

2. 아무리 바빠도 최소한의 분량은 지키겠다.

3. 사진은 올리지 않을 것이다.

4. 블로그 일기를 쓰는 시간은 딴짓하는 시간을 포함해서 1시간 이내로 한다. 

 

작가의 말대로, 이렇게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면 글 쓰는 힘이 길러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진을 포함해 댓글에 몰두하는 시간을 줄이고, 오롯이 1시간 동안 블로그에 일기를 쓰는데만 몰두할 수 있으니 말이지요.

 

내가 답글을 가서 달지 않아도, 찾아와 나의 글을 읽을 사람은 구독 신청을 해두고 읽을 것이지요. 괜히 좋아요나 댓글에 연연해 글 쓰는 에너지보다 다른 곳에 에너지를 쏟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티스토리는 1월부터 시작했고, 네이버는 3월 무렵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아직 경험치가 별로 안되지만 지속 가능하도록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서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것을 가장 첫 번째로 꼽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 재우고 서민 작가님의 글을 읽다며, 살짝 깨달음을 얻게 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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