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출처 : 픽사베이

코로나 사태로 집콕하며 집에서 하는 놀이가 많이 생겼어요. 윷놀이, 바둑, 오목, 알까기, 도블, 우노, 블루마블을 해왔던 것 같아요. 그중 요즘 큰 아이가 빠진 게임은 블루마블이란 보드게임이에요. 첫 한 바퀴는 땅이나 건물을 살 수 없이 그냥 돌고, 두 번째 돌 때부터는 땅과 건물을 지을 수가 있어요. 다른 사람보다 먼저 그곳에 당도하는 것이 포인트예요. 다른 사람이 건물을 짓기 전에 먼저 도착해서 건물을 지어야 하거든요. 건물은 호텔, 빌딩, 별장 3가지로 한 정 되어 있어요. 

 

얼마나 자신의 땅과 건물을 많이 소유하느냐에 따라 앞으로가 결정되지요. 건물이 많이 없다면 각 나라를 지나갈 때 마다 해당 건물주에게 호텔 숙박료나 빌딩, 별장 숙박료를 지불해야 해요. 그런데 반대로 내가 가진 건물이 많다면 다른 사람이 내가 가진 땅에 잠시 머물기만 해도 투자한 돈 이상의 돈을 금방 벌 수 있어요. 대부분 내가 사둔 건물 금액보다 더 많은 숙박료를 받을 수 있지요. 내가 투자한 것에 비해 수익이 괜찮다는 것이죠. 하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돈으로 건물이나 땅을 최대치로 늘여야 하는 거라 무턱대고 다 살 수 없어요. 중간중간 타인의 건물에 머물게 되면 또 지불해야 하는 돈도 있거든요.

 

나의 땅을 많이 늘리고 싶다면, 가장 비싼 호텔이 아닌 빌딩이나 별장을 지을 수도 있어요. 호텔이 아닌 빌딩과 별장은 호텔만큼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투자금은 적게들어요. 비싼 돈을 들여 호텔만 지어둔다고 해도, 아무도 내가 지어둔 호텔을 지나가지 않았는데 돈이 부족해 그냥 호텔을 팔아야 할 때도 있고요.

 

가상이지만 많은 돈이 오가는 상황,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그에 따른 수익금이 발생하는 모든 상황이 제겐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현실 세계에서 누려보지 못한 부를 이룬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 

 

건물을 많이 가진 자는 급속도로 돈이 생겨 더 많은 건물을 매입할 수 있지만, 반대로 건물이 없는 사람들은 급속도로 돈이 줄어 금방 파산하게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보드게임이에요. 게임이지만 우리네 삶과 닮은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 마음 한 켠으로 씁쓸함이 느껴졌어요.

 

승자독식의 세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게임이 아닌가 싶은거죠.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보다 빨리 움직여 내가 먼저 당도한 땅을 빨리 사들여야 해요. 한 발 뒤쳐진 사람들은 땅을 사기도 전에 통행료나 숙박비를 내기 바쁘거든요. 결국 얼마나 먼저 움직이고 사느냐에 승패가 달린 것이 아닐까 싶은 것이죠.

 

주식을 하는데 있어서도 얼마나 먼저 발 빠르게 판단하고 움직였느냐에 따라 수익 판도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르고 있지요. 3~4월 주가가 좀 빠졌을 때 사두고 인내심 갖고 들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좋은 상황이겠지요.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쏠림이 심하긴 했지만, 이미 털고 나간 사람들은 큰 재미를 못 봤을 거예요. 그런데 그 보다도 모두가 벌고 있는데 나만 소외되나 싶어 이제와 매수하는 사람의 위험 부담은 커지는 상황이 아닐까 싶어요. 삼성전자 같은 경우 분기 배당도 주고 은행 금리보단 괜찮겠지만, 뒤늦게 움직임으로 인해 리스크는 커지고 수익은 약한 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작년 말부터 소소하게 시작한 주식 투자로 경험치을 쌓아가고 있어요. 경제 흐름을 눈여겨보려 하고, 미래산업에 대한 관심도 많이 올라가는 것을 느껴요. 3월엔 처음으로 미국 주식을 사기도 했어요. 환전하는 것부터 거래하는 시간대까지 모든 것이 처음이라 낯설고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직접 사고팔아보며 배우는 것이 참으로 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인간의 본성,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았어요. 

 

자본에 대해 돈에 대해 너무도 무지하게 보내왔었는데, 진작부터 투자하는 삶을 걸어왔었다면 지금의 삶보다 좀 더 풍요로울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들어요. 그래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고, 아이들은 좀 더 일찍부터 투자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다짐하게 되네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투자하며 나의 자산을 불려나가 보드게임에서처럼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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