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1 오후 1시쯤 입장
지난 5월 초 코로나 바이러스로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된 시점이었어요. 2월에 예정되어 있던 강원도 여행 일정을 미루고 미루다 가게 되었어요. 많은 관광지를 다니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아, 딱 한 곳만 갔어요. 대관령 양떼목장이요.
큰 아이가 유치원 선생님이 다녀오고 추천을 해줬다며 가고 싶어 했어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라, 비교적 날이 괜찮은 날 낮에 잠시 다녀오기로 계획을 했어요. 그 당시엔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들이 급감하고 있었어요. 해외유입 확진자만 4명이 나왔던 시기였지요.
그래서 양떼목장을 가면서도 마음이 조금 편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저희가 머무르는 숙소에서 30분가량 떨어져 있었던 것 같아요. 목장이 가까워지니 높게 치솟은 발전소 풍력기가 보였어요. 오전 9:0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입장이 가능했어요.
표를 끊기 위해 걸어갔지요. 걸어가는 길 바람개비와 풍선을 파는 곳을 발견한 둘째 아이가 사달라며 조르고 떼를 피웠지만, 사주지 않았어요. 대신 내려오는 길, 작은 양 인형을 하나 사서 선물했어요. 어디서나 살 수 있는 것보다는 이곳에서만 파는 것을 사주는 것이 더 의미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작은 인형이지만 두 아이 모두 만족스러워했어요. ^^
대인 2명 소인 1명 무료 1명의 표를 끊어 입장했어요. 입장권은 16,000원이었죠. 입장권에 건초 교환권이 붙어 있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이 곳에 온 이유이기도 하지요. 양 먹이주기)
언덕 길을 따라 올라가니 바람이 정말 많이 불었어요. 바람도 많이 불지만, 날씨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갑자기 비도 내리기도 하고 해서 그런지 주차장 쪽 매점에서 비옷을 많이 팔았어요.
아이들과 저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바닥 모래가 날려 눈에 들어갔어요. 아이들도 바람을 감당하기 어려워했고, 저도 한 번씩 난간을 잡고 있어야 할 정도로 거센 바람이었어요.
바람이 많이 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 앞에 펼쳐진 나무와 언덕은 장관을 이루는 것 같아요. 산에 다니지만, 이런 광경은 또 이곳이 아니면 쉽게 누릴 수 없기에 열심히 눈에 담았어요.
바람이 심해 아이들을 데리고 더 높은 곳을 올라갈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남편이 아이들과 함께 건초주는 곳으로 바로 내려가고 저는 젤 위쪽까지 올라갔어요.
낮밤 기온차가 심한 곳이라 그런지 나무에 새싹이 올라오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나무가 얼마나 멋지게 느껴지던지요.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날라갈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잠시 멈춰 바람이 조금 잦아들길 기다렸다 걷고 또 걸어 양들이 풀을 뜯어먹는 것을 만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제대로 볼 수는 없었어요. 무슨 연유인지 목장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양을 몰고 양들 건초 주는 곳으로 데리고 갔지요.
높은 곳에 있다가 바람을 피해 열심히 내려왔더니 양이 저보다 먼저 도착해 있더라고요. 우리 아이들도 편하게 이 곳에서 양을 구경했지요.
우리는 줄을 서서 건초를 받았어요.
저렇게 많은 건초를 사람들에게 나눠줘서 양들이 식사하는 것을 구경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곳 관광지 주요 코스인 것 같았어요. 바깥에 있는 양들에게 먹이를 주자고 마음 먹었지만, 바람이 너무 불어 건초가 날아가버린다며 남편이 안에 있는 양들에게 건초를 주자고 했지요.
배가 고팠던 것인지 양들이 아이들이 들고 있던 소쿠리를 주둥이로 뺏기도 했어요. 양에게 뺏기지 않도록 나름 신경쓰며 양들 먹이를 주고 양이 먹는 것을 관찰도 하고 양을 만지기도 했어요. 너무 열심히 준 탓일까요?
둘째 머리에 건초 부스러기가 이렇게 떨어져 있더라고요. ㅠ.ㅠ
건초를 다 주고 바깥에 나오니, 양들이 평화로이 풀을 뜯고 있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은 연못에 있는 올챙이를 관찰하느라 바빴고요. 이런 언덕을 볼 일은 잘 없는데, 풍경이 정말 멋지고 좋았던 것 같아요. 바람이 많이 불어 눈에 모래 들어갈까 봐 야이들은 눈을 감고 있기도 하고 모자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 정도의 날씨면 이 곳 날씨로는 상당히 좋은 날씨였다고, 남편이 그러더라고요. ^^
날씨가 이 번 보다 더 좋을 때, 그리고 사람이 없는 평일에 다시 한 번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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