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자로 재는 아이 (원제 : Norm) / 실비아 리앙 / 이혜선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01.13.

 

아직 그림책에 그림을 보는데도 미숙한 아이에게 글을 가르치면 어떨까요? 글을 읽느라, 그림책의 묘미인 그림을 보지 못하겠지요? 이 책을 읽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에게 충분히 여유를 주고, 천천히 익혀도 될 텐데 조금이라도 어릴 때 글자를 빨리 익히는 것이 아이가 나중에 공부를 잘하는 지름길인 마냥 서두르는 경우를 볼 때가 있어 아쉬워요. 

 

다양한 자극, 정서적인 안정감, 창의적인 생각을 꽃 피울 나이에 '학습'이 가까운 글자를 익히는 일에 몰두하는 것은 길게 봤을 때 좋을 것 같지 않아요.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한 번씩 둘째 한글을 언제 가르쳐야 하나 고민하고는 하는 것 같아요. 

 

다양성을 저해하는 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그림책이 아닐까 생각해요. 

 

 

안녕! 내 이름은 평범이에요. 줄여서 그냥 범이라고 부르지요.

나는 다른 평범한 사람들과 아주 똑같이 생겼어요.

내 친구들을 소개할게요. 한결이와 단순이에요.

여기는 우리가 사는 동네예요. 보다시피 아주 깔끔하고 단정해요. 

 

사회라는 규정된 틀에 맞춰서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우리의 사회와 대조되며 묘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자를 들고 다니며 크기를 재고 크기가 맞지 않으면 어딘가 감춰버리지요. 도드라지게 달라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고개를 돌려

못 본 체하기도 하고요. 다양성이란 존재하지 않는 사회의 모습이 그림책의 도입부에 나타나고 있어요. 

 

 

모두가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이 생긴 것을 가지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고 말하지요. 시시한 농담에도 가끔 웃음을 터뜨리고요. 다소 무료해 보이는 평범이에게 노란 새가 안내한 곳은 어마어마하게 큰 꽃이 있었어요. 그동안 봐온 꽃과는 완전히 다른 모양의 꽃이지요. 그 주변 또한 평범이가 살고 있는 마을의 모습과는 전혀 달라요. 

 

규정된 범위 안에서 벗어나길 꺼리는 평범이네 마을과는 너무도 비교가 되는 마을 풍경이 낯설지만 재미나게 다가와요. 그 곳에서 만난 별이가 평범이에게 이야기를 해요.

 

 

"범아, 그렇게 자로 재는 일에만 

 신경을 쓰면······.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일들을 못 보게 돼"

 

평범이는 이 때부터 변화하기 시작해요. 새로운 춤도 선보이고 시시한 농담을 하는 친구에게 좀 웃기는 농담을 해보라며 변화의 주체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아요. 

 

다양성에 대해 존중할 줄 알아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어요. 소수자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존중하며,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어요. 나와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지 나와 다르다고 못 본 체하거나 무시한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이 그림책은 아이들은 물론, 아직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하고 있는 어른들 세계에도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어요. 아이가 어른들이 만든 틀에 맞춰 성공하길 바라고 조직의 룰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모두가 틀에 맞춘 아이들처럼 똑같은 아이들이 되겠지요. 

 

다양한 생각을 하고 창의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하길 바란다면, 지금 우리 아이가 규범을 지키려하지 않는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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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김영사]자로 재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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