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남편과 잠자리에 누워 아이들 교육과 우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어긋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제가 하고 있는 아이들 교육에 깊은 신뢰와 지지를 보여준 남편이기에 남편이 나와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고, 받아들여지지 않았지요.

 

우리의 어긋남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나를 생각해봤어요. 서울에서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 자란 남편과 지방에서도 시골에서 자란 저는 서로 많이 다른 유년시절을 보냈어요. 과외와 학원을 당연하게 받아들인 남편과 형제가 많아 학원 하나 다니려고 부모님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던 저의 사교육에 대한 인식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었을 거라 생각해요

 

이렇게 근본적으로 다른 우리지만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힘을 합쳐 아이들 교육을 함께 해나가야 하는 동료(?)이지요. 저는 독서를 바탕으로 하여, 아이 스스로 주도적 학습을 해나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에요. 그러나, 남편은 학교를 다니듯 학원은 필수적으로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하지 않으면, 아이를 방임하는 거고 부모의 도리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한 것 같았어요. 

 

아이가 인풋 대비 아웃풋이 좋은 편이라고 한다면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 사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한 달 수입의 많은 부분을 아이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한 곳을 바라보고 달리는데, 분명 그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가 될 거라 생각해요. 그 소수도 삶의 질이 높고 행복도가 높은 삶을 살고 있느냐 하는 물음에 있어서도 저는 긍정적이지 않게 생각해요. 많은 부모가 아이의 미래를 위해 노후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지원을 해주는데 그것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결코 행복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아이도 집의 경제 상황에 비해 자신에게 쏠리는 지원이 부담이 될 것이고, 부모 역시 아이에게 투자하는 만큼의 성과를 기대하기 마련이지요. 주도적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를 스스로 하되 아이의 요청에 의해 한 두 과목의 사교육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남들이 다 가니까 가야한다 라던가, 아이 혼자 공부하는 것은 어려울테니 시켜야지 라는 생각으로 사교육을 시작하는 것에 있어서는 반대하고 싶어요. 

 

결국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고, 학원에서 가르치는 것도 저학년에서는 잘 통할 수 있겠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는 아이가 교과서를 이해하는 수준이 되지 않는다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학원은 아이가 문제를 좀 더 이해하기 쉽고 문제를 잘 풀 수 있는 요령을 알려주는 곳에 가깝지, 근본적으로 하나의 학문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아이 스스로 교과 내용을 이해할 줄 알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부모이기에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는 남들만큼의 사교육 지원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는 남편은 그래서 저와 어긋나고 있었어요. 과외나 학원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학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남편. 아이가 힘들어하고 잘 못하는 과목이 있다면, 학원이나 과외로 아이가 잘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라고 말했어요. 

 

가장 바라는 것은 아이가 주도적인 학습을 스스로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에요. 학원을 다닌다해도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있어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 말이죠. 정답은 없어요. 주변의 다양한 사례를 봐도 결국 우리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방안을 찾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이와 우리 부부의 몫이지요. 

 

남편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 착각한 저의 생각을 수정하고, 남편의 의견을 어떻게 반영해 나갈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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