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을 키우는 엄마가 읽어주면 좋은 책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남매를 키우는 경우도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큰 아이는 자신이 언니라서 혹은 누나, 형, 오빠라서 동생을 보살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어요. 이것이 부모의 무의식 속 가르침에 비롯된 것일 수도 있지만, 아이 스스로도 어린 동생을 보며 자신이 보호해줘야 하는 존재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언니와 동생이 있었어요.
언니는 언제나 동생을 보살펴 주었지요.
줄넘기를 하다가도 동생이 도로로 튀어나갈까 살피고, 그네도 밀어 주었어요.
학교에 갈 땐 손을 꼭 잡고 함께 길을 건넜고,
들판에서 뛰어놀 때면 동생이 길을 잃지 않도록 지켜 주었어요.
정말 동생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언니가 아닌가 싶어요. 부모가 함께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단 둘이 남겨진 상황에서는 언니는 직감적으로 동생을 보호해야 한다라고 생각을 할 것 같아요. 동생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조차도 어쩌면 언니의 지나친 보호 아래 동생은 스스로 할 수 없을 수도 있어요.
먼저 태어난 언니는 동생보다 모든 것을 더 잘하지요. 언니에게 어려운 일은 없어요. 뭐든 알고 있지요. 그런데 동생은 어쩐지 혼자 있고 싶었어요. 언니의 잔소리가 듣고 싶지 않은 것이죠. 언니가 한눈을 판 사이 집을 나와 풀숲에 쏙 숨어버려요.
동생을 찾아 나선 언니의 목소리를 듣지만, 대답하지 않았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했어요. 그러다 다시 언니 목소리가 가까이서 들려와요. 그리고 언니는 울기 시작했지요. 언니의 우는 모습을 본 동생은 언니에게 다가가 어깨를 감싸 안고 손수건을 꺼내 들고 다정하게 말했지요.
"자, 코 흥!"
이 말과 행동은 언니가 동생이 울 때 자주 하던 행동이에요. 그날부터 동생과 언니는 서로가 서로를 보살펴 주었어요.
언니의 사랑은 동생에게로 흘러가 다시 언니에게 돌아옵니다 .그러나 사랑을 받았다고 순순히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쓸리고 베이더라도, 사랑의 울타리를 벗어나 자기 두발로 서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우리는 받기만 하는 존재에서 건넬 수 있는 존재로 한 걸음 나아갑니다.
- 황유진 옮긴이 글-
이 책을 읽으며 큰 아이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강요하진 않았는지 스스로를 돌아봤어요. 오빠니까 이렇게 해야지, 네가 오빠잖아 라는 말을 자주 쓴 것을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큰 아이도 아직 보호받아야 할 존재인데, 동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일찍부터 어린 동생에게 양보를 강요하고 보호를 강요한 건 아닌지 생각했어요.
그림책에 나오는 언니도 어쩌면 일찍부터 강요 받았을 수도 있어요. 동생을 보살펴야 한다는 가르침에 따라 동생의 모든 것을 보살피며 관여하고 있었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보살펴 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언니도 아직은 완전히 성숙한 존재가 아니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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