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엄마는 해적이에요! / 카린 쉬히그 글 / 레미 사이아르 그림 / 박언주 옮김 
씨드북 / 2019.10.21

 

 

제목만 보고 아들이 집어 들었어요. 엄마가 해적이라니! 거대한 게를 무찌르는 그림의 표지 그림만 봐도,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 같아요. 엄마가 들고 있는 칼로는 어림도 없어 보이는 게. 엄마는 그런 게를 잘 무찌를 수 있을까요?

 

  <무시무한 게 호>라고 적힌 배에 올라탄 엄마와 하얀 가운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비장한 표정의 선장도 보이는데요, 도대체 엄마는 왜 해적이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바다에 상어와 물고기는 검은색으로 표현되고 있어요.

 

보물섬을 찾아 몇 달째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 엄마. 바다 곳곳에 흉측하고 공격적으로 생긴 섬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심지어 하늘을 나는 새도 예쁘게 생기진 않았어요. 엄마가 찾는 보물섬이 빨리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보물섬을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거야, 꼬마 해적."

모험을 막 시작했을 때 엄마는 내게 이렇게 말했어요.

"하지만 우리 해적 팀은 힘을 합쳐 똘똘 뭉쳤고,

엄마가 알기로는 선장님도 프로 해적이란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저는 감이 왔어요. 엄마가 올라탄 배가 무엇이고, 그녀가 말하는 선장이 누군인지요.

 

수술의 흔적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엄마가 말하는 전투의 흔적이란 것이. 아이들이 흉터가 뭐냐고 묻기에 저의 쇄골뼈를 보여주며 이것이 흉터라고 말해주었어요. 왜 엄마도 흉터가 있냐고 물어봅니다. 어렸을 때 합기도를 하다가 부러진 쇄골을 수술하며 생긴, 저의 첫 수술 자국이지요. 그 뒤로 아이 둘을 낳으며 같은 곳을 두 번 찢어 수술하며 흉터가 있지만, 잘 보이진 않아요. 

 

매주 목요일 항해를 떠나는 엄마. 그래도 초반의 바다보다는 많이 희망적인 바다로 바뀐 것 같아요. 갈매기도 제 모습을 갖추었고요. 

 

마지막 페이지 모습입니다. 더 이상 스카프를 쓰지 않는 엄마. 머리도 조금씩 자란 모습이에요. 

 

"우리 모두 정말 잘 싸웠어."

 

엄마의 흉터는 아직 남아 있지만, 

안색도 돌아왔고 머릿결도 되찾아 진짜 건강한 해적 같아요!

 

아이들에게 읽어주며 매우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 가득했는데, 마음이 놓였습니다. 

 

아들이 유치원에 친구 중 한 명이 친구들에게 나쁜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했어요. 그리고 선생님 말씀도 정말 잘 듣는다고 했지요.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그 친구 엄마는 그 친구가 6살 때 아파서 하늘나라에 갔다는 말이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답니다. 아이를 두고 간 엄마도 정말 가슴 아팠겠지만, 더 이상 엄마를 볼 수 없는 아이를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제목만 보고 흥미로웠는지, 아이가 읽어 달라 한 이번 책은 병마와 싸우는 엄마 이야기입니다. 엄마가 해적선에 올라타 보물섬을 찾는다는 이야기로 나오지요. 항암 치료로 토하는 것을 배 멀미하는 것으로, 머리가 빠지는 것을 해적들이 머릿니가 생길까 봐 머리를 빡빡 밀어 버리는 습관이 있다는 것으로. 스카프를 머리에 묶고 아들과 싸움 놀이를 하는 그림이 우울할 수 있는 스토리가 아주 밝고 희망적인 느낌으로 변신하게 됩니다.

 

카린 쉬히그 글 작가는 막내아들이 고작 4살 때 암 진단을 받았어요. 암을 주제로 한 어린이 그림책을 찾아보니 아이와 부모가 함께 공감할 책을 구하지 못해 아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해적을 등장시켜 암에 대한 그림책을 써 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해요. 이렇게 탄생된 책인 것입니다.

 

아픈 엄마를 둔 아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아픈 엄마가 읽으면 희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싶은 책인 것 같아요. 

 

이런 책을 읽고 나면, 엄마는 나 자신만의 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의 손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의 몸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운동도 하고 더욱 몸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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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읽어주는 엄마는 해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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