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와일드 로봇 / 피터 브라운 / 거북이 북스 / 2019.07.15.

뉴욕타임즈 선정 베스트셀러

아마존 선정 올해의 책

 

 

어린이도서연구회를 통해 좋은 동화책을 열심히 읽어왔는데, 코로나가 시작되고 책 모임도 중단되었지만 동화책 읽기도 중단되었어요. 커리큘럼이 없고, 대화 나눌 사람들도 없어 그런지 손 놓고 있었어요. 그러다 2학기 개학을 줌으로 진행을 하고, 책 모임도 줌으로 해보기로 했어요.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우리도 이 시대에 맞춰 살아가야 하는 거죠.

 

줌으로 아이들이 여러 차례 수업을 듣는 것을 보고, 줌 책모임도 가능하겠다 생각은 했지만 막상 줌 책모임을 하게 되니 좋더라고요. 

한 동안 보지 못한 얼굴들을 모니터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으니, 반갑고 즐거운 마음이었어요. 이런저런 있었던 일들도 주고받고 책 수다도 떨고 정말 반갑고 좋았어요. 그렇게 첫 번째 공부할 책으로 피터 브라운의 <와일드 로봇> 책을 읽게 되었어요.

 

피터 브라운은 아이들 그림책으로 많이 읽어왔어요. <오싹오싹 팬티>, <오싹오싹 당근>, <선생님은 몬스터>, <호랑이씨 숲으로 가다> 그림책을 아이들이 좋아해서 많이 읽어왔어요. 참 재미난 그림책을 잘 만드는 작가로 저는 기억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재미난 동화책도 쓴 작가더라고요. 줌 책 모임이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정말 좋은 책을 본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무인도 섬에서 깨어나게 된 로봇, 로즈. 똑똑한 로봇 로즈가 야생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이야기가 참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지고 있어요. 기러기 알 하나를 품게 되고 새끼 기러기를 결국 키우게 되는 로즈는 기러기의 엄마로 살아가요. 우리가 아이를 처음 낳아 키울 때처럼 로즈도 모든 것에 서툴고 잘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다른 동물들을 통해 엄마의 역할을 배워서 키우지요.

 

기러기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알아가는 사춘기 시기를 거치고, 성인 기러기가 되어 따뜻한 지방으로 겨울을 나기 위해 날아가고 나서 로즈의 엄마의 역할은 끝난 듯 보여요. 그러나 엄마는 멈추지 않고, 겨울 동안 추워하는 동물들을 보살펴요. 움막을 지어 불을 피워서 동물들이 얼어 죽지 않도록 도와요. 야생의 동물들을 돕는 것이 로즈의 삶의 목적이 된 것 마냥 말이죠. 

 

로즈를 거부하고 해를 가하는 곰을 기꺼이 도우는 로즈는 어쩌면 성인의 경지에 있는 성자인 것 같아요. 자신이 로봇이라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자신이 키운 기러기가 봄이 되어 돌아왔을 때 함께 행복감을 느낄 줄도 아는 로봇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로즈를 회수해가려고 새로 만들어진 로봇들이 섬에 왔을 때, 동식물들이 모두 나서서 로즈를 돕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에요. 야생과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로즈에게 야생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감동을 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결국, 로즈는 섬을 떠나지만, <와일드 로봇의 탈출> 책을 읽어보면 다시 섬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추측이 돼요.

 

정말 오랜만에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희열과 따뜻한 감동, 즐거움을 느꼈어요. 앞으로 더욱 기술적으로 발전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자연과 더불어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자연과 첨단기술의 흥미로운 만남을 이처럼 재미나게 그려낸 작품을 만나게 되어 참,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와일드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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