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유치원 3년 다니며, 선생님 선물을 한 번도 산 적이 없었어요. 아이가 5살 때 스승의 날 선물을 일절 받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고, 볼펜 같은 작은 선물도 결국 돌려보낸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지요. 선생님과 마지막인 졸업식에 1년 동안 감사했다고 마음을 표현해도 될까, 이것도 안 받으시는 거 아닐까 고민하며 집 근처에 있는 수제쿠키 집에 갔다. 

 

별로 달지 않고 모양도 예쁘게 만들어 동네에서 입소문을 탄 곳이지요. 결혼하고 직장에 답례품으로 이 곳의 쿠기를 10개씩 총 300개를 돌린 적이 있어요. 그 때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정말 쿠키 맛있다며, 직장에 있는 외국인 분은 저한테 그 쿠키 파는 곳 좀 알려달라고 물어보기도 했어요. 

 

쿠키를 다양한 사이즈로 포장할 수 있는데 가장 큰 박스가 24개 포장이에요. 처음으로 24개짜리를 주문했어요. 한 참을 기다리고 기다렸어요. 쿠키를 만드는 분이 일본에 가서 쿠키 만드는 것을 배워 왔다고 들었는데, 상당히 꼼꼼한 성향이라고 하더라고요. 자신의 쿠키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한 것 같고요. 한 참 기다린 끝에 쿠키를 받아 들고 집에 왔어요.  

 

졸업식에 가려면 한 시간 정도 남아, 포장 해둔 것을 열어보았어요. 캐릭터들이 귀엽지요? 크리스마스에는 또 크리스마스 느낌 나게 굽고, 다양한 모양을 잘 내는 것 같아요. 그런데, 무엇보다 저는 여기 쿠키 집에 쿠키가 그리 달지 않지만 맛나서 좋아해요. 쿠키가 원래 달달하고 향도 강하고 한데, 여긴 부드러운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느낌인 것 같아요.

 

이런 예쁜 케릭터 모양의 쿠키도 살 수 있어 아이들이 먹을 때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는 아래쪽에는 동그란 일반 쿠키를 깔고 위에 6개만 캐릭터 쿠키를 넣었어요. 쿠키 총 24개 해서, 18,000원 계산했어요.

 

사장님께 온라인 판매도 하시냐고 여쭈었어요. 스마트스토어 같은 곳에 하면 좋지 않겠냐고 말이죠. 그랬더니 그렇게 판매할 계획이나 생각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동네 사람들이 간간이 이용하기 좋긴 한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매장도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블로그가 있어 들어가보니, 관리는 거의 안 하시는 느낌이긴 했어요. 여태 몰랐는데, 버터를 좋은 것 쓰네요. 그래서 더 부드럽게 느껴진 걸까요?

 

쿠키도 챙기고, 록시땅 핸드크림 2개짜리 들어 있는 것도 챙겨 넣었어요. 그리고 졸업식에 갔지요. 그런데 선물을 잘 챙겨 간 것 같아요. 선생님과 마지막 인사를 하는 시간에 보니, 생화를 준비해와 선생님 드리는 사람도 있고 작은 케이스에 들어 있는 선물을 준비한 부모도 보이더라고요. 선생님이 마지막이라 그런지 선물은 받아주셨어요. 

 

유치원에서 준비한 졸업식 행사를 관람하면서, 눈물이 그냥 주루룩 주루룩 나더라고요. 언제 이 만큼 자랐나 대견스럽기도 하고 말이지요.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졸업식은 각 반별로 진행되었어요. 입학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미지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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