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달팽이 학교 / 이정록 지음 / 주리 그림 / 바우솔 / 2017.08.09.

느릿느릿 달팽이가 사는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요? <달팽이 학교> 책은 이런 물음에 아주 기분 좋은 답변을 주는 것 같아요. 달팽이의 느린 속도에 맞춰 그들만의 방식대로 꾸려가는 학교 이야기가 우리가 알고 있는 학교 시스템과 상반되는 것 같아 다소 통쾌감을 주는 것 같아요. 

 

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와 학교 관련 그림책을 보고 있어요. <입학을 축하합니다>란 그림책과 <학교가 처음 아이들을 만난 날>, <고무줄이 툭!>도 학교 관련된 그림책으로 보았답니다. 3권의 그림책 중 가장 유쾌한 느낌의 그림책이기도 하고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것 같아요.  

 

달팽이 학교는 선생님이 지각을 하는 곳이지요. 선생님 중에서도 교장선생님이 가장 늦게 와요. 

 

위 그림이 달팽이 학교의 교장선생님입니다. 학교에 지각을 해서, 교무실 화분으로 이사를 하기도 하고요.

 

달팽이들의 소풍은 일주일 걸려요. 보리밭으로 소풍 다녀오는데, 달팽이들이 느리기 때문에 이처럼 오래 걸리는 것이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면인데요, 화장실이 코앞이어도 아이들이 교실에다 오줌을 싸고, 전속력으로 화장실로 뛰어가다가 복도에다 똥을 싸기도 해요. 그래서 모두 모두 풀잎 기저귀를 차야겠다는 말이 나오지요. 아들은 이 부분이 가장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직 학교란 곳에 발을 들여본 적은 없지만, 이것 저것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들이 있어서인지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아들에게 저의 긍정적인 설명보다, 이런 좋은 그림책 한 권을 함께 읽는 것이 더 좋다고 저는 생각해요. 아이의 두려운 감정을 담은 <입학을 축하합니다>란 그림책도 그래서 3일 연속 함께 읽었어요. 선생님에 대한 두려움, 나쁜 친구들에 대한 두려움, 매운 음식을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등등.

 

이 모든 두려움을 그림책이 대변해서 말해주고 있어요. 표현하기 어려운 자신의 감정을 대신 말해주니 해방감도 느끼고,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것 같은 느낌인가봐요. 저 역시 초등 입학을 앞둔 아이의 학부모로서 막연한 두려움이 느껴지는데요, 이렇게 함께 책을 보며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우리네 학교와는 많이 다른 <달팽이 학교>지만, 달팽이처럼 느린 아들을 재촉하게 될 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겠지요. 우리 아이가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올곧은 생각과 좋아하는 것을 우직하게 할 수 있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달팽이 학교> 달팽이 친구들의 모습 같아요.

 

달팽이가 느려도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잘 걸어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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