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말고 뭐라도 해볼까?

1. 멈춤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있지만, 우리 일상은 멈춤을 당했어요. 코 앞이던 초등학교 입학은 또 저만치 달아났지요. 학교 교문 앞에 걸려 있는 "입학을 축하합니다" 현수막이 처량하게 흔들리고 있어요. 언제쯤 저 교문을 들어서는 아이에게 손을 흔들어 줄 수 있을지, 아직은 기약이 없는 기다림이 계속되고 있어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바이러스 확진자 수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을 멈추었어요. 이 사태와 관련된 자극적인 뉴스도 이젠 피하고 싶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불안한데, 기사와 뉴스는 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느낌이거든요.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을 상상하며 불안에 떠는 것보다, 눈 앞에 주어진 시간에 집중해보려고 해요.

 

생활 반경이 급격히 줄어 들었고 자유롭지 않은 요소들이 많이 늘었지만, 이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일을 탐색하고 있어요. 그래서 산에 간다던가 인적이 드문 공터에 가게 되는데,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인가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 그곳 역시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어요.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인데, 어울리면 안되고 서로가 서로를 피해야 하는 기이한 상황의 연속인 것 같아요. 이 번 기회에 또 다른 깨달음은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 속에서 존재하는냐지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저는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돼요. 

 

2. 평범한 일상을 기다리며

 

평범한 일상을 누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새삼 생각하게 되요. 아이들 방학을 맞이하여 데리고 있다 개학으로 등원을 하고 나서 느끼는 그 자유로움, 혼자 가만히 앉아 커피만 마셔도 좋은 그 느낌이 지금은 조금 그리워요. 아이들이 기관에 가면 제게 주어진 시간을 꽉 채워 쓰고 있었어요. 그중 블로그 포스팅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지요. 

 

지금은 아이들과 하루 종일 같이 있다보니, 그것이 쉽지 않아요.  아이들 깨기 전 포스팅 하나, 아이들 잠들고 나서 포스팅 하나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집에만 있다 보니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고 잠드는 시간이 늦어졌어요. 아이들이 늦게 자니 잠든 후 제게 허용되는 자율시간은 줄어들었고, 아침에 허용되는 자율시간은 조금 늘어났어요. 그런데, 아이들과 하루 종일 부대끼다 보니 저도 평소보다 더욱 피곤한 것 같아요. 평소보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게 느껴지네요. 

 

짬짬이 시간을 내어,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 스스로를 대견스레 여기고 있어요. 네이버 블로그에 하나, 티스토리에 하나 하루에 글 2개를 올리고 있어요. 아침에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올리니, 저녁에 티스토리에 글을 올리는데 아이들이 늦게 자니 12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글을 올릴 수 있어요. 하루에 하나 올리는 원칙을 지키려 하고 있어 12시를 넘기지 않으려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3. 멈춘 운동

 

새벽 수영을 다니던 저는 일이 터지고 나서, 수영을 못하고 있어요. 한 동안 확진자가 발생되지 않아 한 주 정도 체육관이 다시 문울 열었지만 두 차례 수영을 다녀오고는 다시 체육관이 문을 닫혔어요. 운동을 하다가 하지 않으니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새벽에 집 앞 공원을 걷기도 하고, 낮에 둘레길을 걷기도 했는데 아이들과 함께 있어 그것도 쉽지 않아요.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은 남편이 쉬는 주말 새벽 산에 다녀오는 것이죠. 집에 묵혀 두었던 스텝퍼를 다시 꺼내놨어요. 혼자서 하면 의지가 약해질까 제가 좋아하는 챌린저스 어플을 활용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3번 30분 가량 스텝퍼를 하는 것을 인증하는 거죠. 이것도 한 번 하고 나면 땀이 나요. 1400개 정도 하고 있는데, 챌린저스가 아니면 안 했을 것 같아요. 습관이 될 수 있도록 챌린저스를 계속할까 싶어요.

 

빨리 새벽 시간에 수영장에 가서 물살을 가르고, 기분 좋은 피곤함으로 집에 돌아오고 싶어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지금의 사태가 종료되고 나서 지금의 이 글을 보며, 그 땐 그랬었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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